어제 퇴근하고 모처럼 아빠가 저녁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이라
엄마랑 셋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씻고 나왔는데 시간을 보니 저녁 8시 무렵이라 롯데와 넥센의
마산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어떻게 되고 있나 검색을 해봤더니
4회말 6:1로 이기고 있는겁니다!!!!!!!!!

머리도 못 말리고 모자 눌러쓰고 입던 트레이닝복에 지갑과 망원경
챙겨서 나갔습니다.
집에서 야구장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마음이 바빠 걸어 갈 수가 없어
택시를 타고 갔더니 2분도 안 걸리더라구요;;;
매표소에서 표 사고 들어가는데 들리는 함성!!!! 들어간 곳도 지정석 자리이고
군데 군데 빈 좌석들이 많아서 편하게 마음대로 앉아서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경기는 10:4로 이겼습니다.  제가 도착하고서도 홈런 3개를 쳤다는 ㅠ.ㅠ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제 눈으로 마산구장에서 롯데가 승리하는 걸
지켜보게 될 거라곤.....엊그제 경기 마치고 로이스터 감독을 코 앞에서 배웅하면서
내일 경기엔 꼭 이겨달라고 했는데...현실이 될 줄이야^^

어제의 하이라이트는 승리의 롯데가 아니었습니다 ㅠ.ㅠ

축제같던 야구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걸어가는데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근처에
대여점이 있는데 페업처분이란 종이가 붙어있는겁니다.
같은 동네지만 집하고 방향이 틀려 평소에 그 방면으로 다니는 일이 흔치 않거든요;

웬만한 소설책들은 이미 썰물같이 빠져나가고 없더군요
건질(?)게 없나 이리 저리 둘러 보는데 제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음.양.사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해적판 두질과 일본 여행때 중고서점에서 샀던 원본 한질인데
그 사이 윙크에서 정식 라이센스로 나왔는지 몰랐네요;; 깨끗하게 꽂혀 있는 음양사를
보는 순간 나의 사랑 세이메이사마가 환생한 기분을 느꼈어요^^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말씀하셨는데 이미 세질이나 있는데도 욕심내는 저는 평생이 걸려도
무소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될 듯;;;;;

건질게 없을 것 같던 대여점에서 음양사를 포함해 좀(?) 샀습니다.
저는 현금보단 카드를 선호(?)하는 사람인데  제 지갑에 현금이 13만원이나 있더군요;;
좀 놀랬습니다.  이렇게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나??;; 싶은게.....

대여점에서 1시간 넘게 땀 삐질 삐질 흘리면서 상태 좋은 아이로 고른다고 욕봤습니다.
계산하고 보니 권 수는 얼마 되지 않는데 책값이 8만원이 나오더라구요;;
고지가 코 앞인 집을 걸어 갈 수가 없어 거기서 택시타고 집 앞까지 왔습니다.

대문 앞에 주차된 차 트렁크에 만화책을 넣어 두고 집에 갔습니다.
차마 그 만화책들 들고서 집에 갔다가는 한반 중에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할 것 같아서;;;

이제 관건은 그 책들을 나누어서 퇴근 길에 집에 가지고 가야 하는데....
꽂을 자리도 없고, 놓을 자리도 없고....벌써부터 고민이지만 마음은 부자가 된 것처럼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