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을 무혁이에게 편지를 쓰다보니

저도 모르게 이런 글이 나왔네요..

넘 돌던지지 마세요^^



# 병원 앞
엠뷸런스 한 대가 급하게 들어온다..
의사들 엠뷸런스로 달려나와 다급하게 문 여는

# 중환자 실
갑자기 맥박수가 떨어지는 윤..
숨이 가빠지면서 괴로워하는 윤

# 병원 복도
무혁 침대에 누워 실려 가는

# 중환자 실
거의 정지상태에 다다른 윤이의 심장박동
의사들 뛰어들어오고 오들희 어쩔 줄 몰라 눈물만 흘리고 있다

# 회상
윤을 구하기 위해 강물에 뛰어들었던 윤
같이 농구하던 모습
무혁집 마당에 쓰러져있던 윤을 들어 없는 무혁

윤(E) 형, 처음 봤을 때부터 나는 형이 참 좋았어..
참 좋았어..
형이 진짜 우리 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형.. 미안해..
나, 형 미워하려고 노력했는데..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그게 안되더라..

무혁(E) 짜샤.. 이 자식도 돌팅이네..
형은 너 미워.. 지금도 너 미워..
그래서 너한테 내 심장 준다..
너 다시 건강해지면 우리.. 돌팅이..
우리 은채.. 은채..
평생 그 머리 나쁜 자식 잘 좀 봐줘라..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돌팅이..
대낮부터 술 취해서 아무데서나 잠드는 우리 돌팅이..
잘 좀 봐줘라.. 알았냐?

# 응급실
무혁 얼굴위로 흰 천 덮어지고

# 중환자실
윤이의 맥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 병원 복도
기도하고 있는 은채

# 중환자실
오들희. 윤의 상태가 호전됨에 얼굴에 잠시 웃음이 떠오른다..
하지만 곧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르는데..
숨을 쉴 수가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

# 한적한 강가
대천과, 오들희. 윤과 은채, 그리고 민주
서경과 갈치가 함께 있다..
무혁의 재를 뿌리러 온 길..
다들 울 수도 없다.. 눈물도 나오지 않는 상태
윤은 좀 창백한 얼굴빛
서경과 갈치도 오늘만은 얌전하다..
풀죽은 그들의 모습이 더 가슴 아프다

# 돌아오는 길 차 안
대천은 운전을 하고 있고 오들희는 창밖을 보고 있다
옆 자석에서 잠든 서경과 갈치

오들희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무심코) 오빠
대천 (백미러로 오들희 보는, 거의 멍한 상태의 오들희)
오들희 (다시한번 멍하니) 오빠
대천 (저게 천륜이지 싶어 맘 아픈) 네, 아가씨
오들희 나는 정말 미스터 차가 싫어..
난 그래.. 난 걔가 처음 봤을 때부터 싫었어..
뭔가 걔를 보면.. 걔의 그 눈을 보면
뭐라고 설명 할 수 없을만큼 마음이 서늘했어..
대천 ...
오들희 그런데 걔는 어쩜, 한번 싫으니까 계속 싫어
나는 지금도 걔가 너무 싫은거 있지, 오빠..
(또랑또랑한 목소리지만 눈은 울고 있다)
왜.. 이렇게 사람 가슴에 못을 밖고 가..
싫다는데.. 심장 필요없다는데.. 왜 기어이.. 정말..
대천 들희야..
오들희 (어느새 흐느끼고 있다)
걔 죽기 전에 어땠는지 알아?
(기가막힌다는 듯) 나는 바빠 죽겠는데 우리집에 와서는
밥을 달라는거야.. 밥 없다는데도 안들어.. 막무가내야, 아주
그래서 라면을 하나 끓여줬거든, 내가..
(격해진다) 귀찮아 죽겠는데도 부득부득 먹겠다니 어쩌겠어..
근데.. 기껏 끌여줬더니 한 젓가락 먹었나?
그러더니 잘먹었습니다, 그리고 나가버리더라고..
하여간 애가 버릇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애야, 아주..
대천 ...
오들희 그런데 오빠 나는..
지금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파.. 나도 모르겠어, 그냥 그게 목에 가시처럼
그렇게 자꾸 날 찔러..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알았으면 그날 밥이라도 한끼 해줄걸 그랬어..
그렇지 오빠?
따듯한 밥 한끼 못해준게 나는 이렇게 후회가 되네, 오빠..
대천 진정해..
오들희 (울면서 다시 단호하게) 오빠 나는 정말 미스터 차가 싫어..
전생에 나랑 무슨 원수가 졌는지.. 끝까지! 끝까지 정말 나를.. 나를 이렇게..
(말 이어가지 못하고 흐느끼는)
대천 (마음이 미어진다)

# 윤의 차
민주가 운전하고 있고 뒷자석에 윤과 은채가 앉아있다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 은채의 손을 잡는 윤
하지만 은채는 슥, 손을 빼서 자기 두 손을 맞잡는다
그 모습 바라보고 쓸쓸한 윤

은채와 무혁의 회상 씬
은채(E) 아저씨.. 지금 미안하지?
나한테 무지 미안하지?
변태같으니.. 나쁜 아저씨같으니..
그렇게 가면 누가 멋있다고 할까봐..
그렇게 가면 누가 박수 쳐줄까봐..
아저씨도 참, 내말 어지간히 안들었지만
나도 이대로 당하고 있진 않을꺼야..
나도.. 아저씨 따라 갈거야, 가서..
평생 괴롭힐거야.. 아저씨 옆으로 가서 아저씨 괴롭힐거야..

어느새 눈물이 그렁해진 은채
은채(E) 그러니까 쪼금만 기다려..
오지 말래도, 내가 갈거야.. 내가..
아저씨.. 쪼금만 기다려.. 여기..
여기 사람들 아저씨 잊을때까지만..
그때까지만 기다려..
그러면 내가 갈게..
아저씨 옆으로 갈게..
너무 외로워하지도 말구..
너무 추워하지도 말구..
알았지? 그럴 수 있지?




===>  이런 부분이 겅중 건너뛴것이  많이 아쉽네요.
갑자기 신구 아저씨 나와서 대사하고..
좀 이상????

시청자 분이 그냥 쓰신 모양인데
특히 오들희 대사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라면 끓여 달라고 해서 냄비째로 식탁에 놓아두고..
다 먹고 가지도 않았다면서 뭐라뭐라 궁시렁 거리다가
설거지 하다말고.. 나 왜이러니? 하고 막 우는 장면에서...
그렇지! 이거거든!! 을 외쳤습니다.


드라마나 로맨스나 지나치게 설명을 많이 해줘서
독자를 바보로 아는지... 과잉친절을 부려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한데...

바로 이 부분에서 여백의 묘미. 감추면서도 필 꽂히는 이 장면 느무느무 좋았습니다.


미사를 단평으로 쓰자면..
장기기증에 대한 홍보 드라마... 라고 쓸까도 했었는데
마지막에 오들희 장면에서 생각을 바꾸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