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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영님의 건강상의 문제로 범이설 4권의 발간이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많이 기다리시고 답답해 하실 줄은 압니다만,

확답을 드리기도 힘든 상황임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오래 기다리신 만큼 더 알찬 범이설4권으로 여러분께 찾아가리라 믿습니다.

한수영님이 빨리 쾌차하시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범이설> 4권을 기다리시는 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한수영입니다. 여러분 앞에 공개적으로 처음 나서게 되어 몹시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바람직한 일로 목소리로 내었으면 좋았을 텐데, 염치없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 송괴할 따름입니다.
우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 계획한 대로 출간 일정에 맞춰 완간하지 못한 점, 저의 불찰입니다.
지금껏 제가 살아오면서 제일 예기치 않고, 제일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건강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건강상의 이유를 구구절절이 읊는 것은 온당하지도 않고 떳떳하지도 않다 생각하여 그간 나서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기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 듣고, 출판사분께 말씀드려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혜잔의 향낭이 나왔을 무렵부터 눈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 많이 힘들었고요. 그때 당시 그 책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작업을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서 시나브로 상태는 호전이 되었고, 삼 년 뒤에는 연록흔 재련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공백기, 글 욕심이 많은 저로서는 힘이 들었습니다. 쓰고 싶은 건 참 많은데, 머릿속에서는 그 덩이들이 폭발을 하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글로 옮기는 과정까지 이어지기가 어려웠습니다.
범이설의 처음은 노트에서 시작되었고 -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심하게 악필인 제게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입니다. - 다시 또 몸이 좋아지면서 컴퓨터로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계획 단계에는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4권까지 완결할 수 있다 생각했고요. 그런데 제가 제 건강을 과신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글 쓰고 싶은 욕심이 앞서서 그랬을 겁니다. 쓰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커다랬습니다. 하지만 또 눈 상태가 안 좋아졌습니다. 차일피일 늦어지다 보니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11월, 늦가을이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껏 기다려 주셨는데 더 기다려는 달라는 말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올해 안에 4권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말로 치레한다 생각하실 분도 계실 테지요.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정말 깜냥으로 애쓰고 있습니다. 제 벽에는 범이설 전권의 표지 그림이 들어 있는 액자가 있습니다. 어느 고마운 분이 기운내서 글 쓰라 주신 선물입니다. 매일매시 바라보면서 한 자 한 자 쓰고 있습니다. 글 쓰는 속도는 거북이, 하지만 끝까지 완주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까지의 아량으로 더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글 쓰는 이의 마음 반, 글 읽는 이의 마음 반. 어쩌면 상반되고 어쩌면 일치되는 마음으로 장황하게 말씀 올렸습니다. 완결 안 난 글을 읽는 마음, 얼마나 답답한지 저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모르쇠로 일관하였다기보다는 송구하고 또 송구한 마음으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이 몇 퍼센트인지 몇 분의 몇인지 그렇게 수량으로 말씀드리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우시겠지만,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하시는 분께는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제 글로 인해 마음 불편하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2011. 11. 10
한수영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