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 우리집 컨셉은 "한번 판 다리품, 포근한 추석을 보증한다."입니다.
추석이면 이례 하는 음식들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갔습니다.
제가 보이콧해서요.
저희 집은 엄마는 준비만 하고 딸들이 음식을 합니다.
딸이라곤 저 하나 남은 우리집에서 제가 음식을 안하면 못하는 거죠.
제가 배짱을 부렸는데, 울 엄마가 왠일이신지 그러마 하셨어요.
이번 명절은 제가 완전 봉잡은 거죠.
그 찝찝한 기름 떼를 안 쓰고 넘어갔습니다.
그렇다고 명절을 음식하나 없이 보낼 순 없었기에,
저 때문이니 책임감 있는 제가 다 책임졌죠.

가족이 많으면 명절 날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제사로 못 오는 언니들도 선물을 보냅니다. 갈비 해결되고요.(아예 양념해 택배로 보내라고 했슴다)
저와 맞아들에게 온 선물로 과일과 집에 오는 언니들에게 나눠 줄 위문품 다 해결됩니다.
추석이면 먹는 음식들, 이건 동네 아줌마들이 다 해결해줍니다.
한 집당 한접시씩만 주셔도 상당한 양인데, 이번엔 제가 좀 큰 목소리로 떠들고 다녔더니
양이 장난아니게 들어왔네요.
제가 하는 것보다 휠 낫습니다.
나머지,이게 핵심인데, 많은 가족구성원의 인맥을 아주 조금만 동원하면 됩니다.
가족이 많으면 거기에 딸린 친구도 많죠.
한과공장하는 친구네, 양말공장하는 친구,정육점집 친구, 화장품가게 친구,
모든 가족들에게 집에 오기전 친구집에 꼭 들리라 지시했습니다.

이번 명절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실패본것이 있다면 제 눈치없는 막내 남동생하나입니다.
떡 살 일이 있으면 전 반드시 막내를 보내는데,
떡방안갓 아줌마가 제 동생을 이뻐하기 ‹š문이죠.
문창동에 있는 **방앗간집(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름은 별 처리 합니다.) 아줌마는 제 동생만 가면 근수는 완전히 무시하고 줍니다.
제 동생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양인데 지가 그런데도 도움이 안되면 무엇에 쓰인 답니까?
이번에도 당근, 제 동생을 보내 2킬로 송편을 사오게 했습니다.(한 4킬로를 기대하면서요.)
그런데, 이번엔 어찌된 일인지 더도 덜도 아닌 딱 2킬로만 가져 온겁니다.
아줌마의 애정이 식은 건지, 제 동생의 주리를 트니, 옆에 있던 제 동생의 여자친구가 자기 때문이라더군요.
자기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약혼자라고 떡 하니 떡집에 같이 가서 떠들었답니다.
지가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저의 분노한 오로라를 보고서야 알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