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나이의 앞자가 확실히 (빼도 박도 못하게 ) 한자리 바껴졌다.
작년엔 별로 실감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정말 몸 여기저기, 얼굴 곳곳에 티가 난다.

누군가가 물었다. 나이 마흔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냐고?
나는 대답했다.
-나라에서 내 돈 내지 않아도 건강검진 받으라고 챙겨주지.

그 누군가가 말했다.
-그냥 내 돈 내고 건강검진 받을래~

내 몸도, 마음도 참으로 위험한 나이군에 들었다 싶다... 마흔.

얼마있으면 또 해의 자릿수가 바뀐다.
내가 글이란 걸 쓰기 시작한 해가 2000년도.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걸 의식하고 나니 갑자기 내 손발이 오그라든다.
내가 무슨 정신으로 수수께끼풀기를 썼지?
손발이 오그라든다 라는 표현이 정말 온 몸으로 다가왔다.
지금의 내 가치관, 내 감정, 내 시각으로선 도저히 나올것 같지 않는 글이다.

-물론, 그때는 시간이 지나도 절대 챙피해 지지 않을거야... 라고 내 자신을 다독이기도 했지만

지금 다시 그때를 되돌아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때 천동 모 게시판에서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난리치던 나보다 연하였던 그 작가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으으윽.
이제 같이 사는 옆지기는 두근 거리는 가슴은 흔적조차 없고, 그냥 가족이 되었고
옆지기 보다 같이 놀아줄 마음 맞는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커져간다.

점점 로맨스에서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