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쯤 전 부터 가끔씩 낮술을 먹습니다.

낮술이라고는 하지만 대략 네시에서 여섯시쯤이고

저녁을 대신합니다.


안주는 김장 끝나고 남은 알배추로 만든 배추전

혹은 강원도 평창의 주종인 메밀부침개

혹은 삼겹살 한 장 구워 상추쌈 정도.


주종은 많이 소박합니다.

밤 막걸리 -물컵으로 한잔 ( 이렇게 하면 막걸리 한 병으로 세 번을 먹습니다.)

이슬톡톡 한 캔

요즘은 스파클링 청하 한잔 (물잔으로)-요즘 이거 앉은 자리에서 한 병 마시기도 합니다.


시바스리갈, 로얄샬루투 등등은 구경만 해봤습니다. 

(요 술 이름은 아버지의 해방일지에도 나오고

이준이가 크리스마스때 독한 술 (헤네시 였던듯) 검색할때 알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평상시 술도, 커피도 탄산음료도 즐기는 것이 없지만

요즘은 하루종일 집 지키는 시간이 길어 지루함 때문인지

아주 가끔씩 낮술을 먹습니다.


요즘은 알배추도 없고해서 부추전을 먹습니다.

얼마 전 에 어떤 분이 미나리로 전 부쳐도 맛있다고 알려주셔서

미나리 전도 먹었는데 향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요즘은 무전도 인기 있다고 하는데 이건 아직 안해봤습니다.


엄마가 암 치료 받으실 때

방학마다 아이들을 끌고 가 뭐라도 드시게 해드리겠다 하며

부산을 떨며 오히려 더 민폐를 끼치던 어느 여름날 

부추전을 해드리겠다며 자신만만하게 말했습니다.


입맛도 없고 체력도 없는 엄마가

기대를 하겠다며 모처럼 입맛이 도셨는데

피용이가 만든 부추전은

밀가루 양을 조절하지 못하여

두껍고 텁텁한 그런 부추전이 나왔습니다.


아주 얇게 부추가 많이 씹혀야 하는데

그 모양 없고 맛도 없는 부추전은 정말 너무 초라했습니다.


요즘은 음식 비법을 알려주는 곳이 많아

이런 저런 경로로 주워 들었는데

부추전의 밀가루는 부추를 연결할 정도만 넣어도 된다고 하네요.


이젠 실력이 제법 늘어 얇게 부쳐진 부추전을 보면

그때 두껍게 텁텁하게 부쳐진 부추전을 드셨던 엄마 생각이 납니다.


다 키워놓은 딸내미가 그거 하나 입맛에 맞게 해드리지도 못하고....


오늘 오이소박이를 담구고

남은 부추로 부추전을 부쳤습니다.

이슬톡톡 한 캔으로 낮술 한잔 하고 나니 더 그립습니다.



꽤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나 다시 배가 아파도 좋으니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엄마 손은 약손





낮술먹고 일찍 다녀간 푱이가




dupiyong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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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에는 세이메이와

무려 한시간 20분여를 통화했습니다.


정말 어제 헤어진 것 같고

목소리도 너무너무 익숙해서

시간의 갭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장소의 어느 모습

그리고 수줍게 웃던 그 얼굴 표정이 또력이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 많이 놀려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