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용이에겐 아주 오래된 외장하드 하나가 있습니다.

 그 무렵 제가 쓰는 컴은 사무용 수준으로 문서작성과 검색 정도만 되는

어느 망한 회사에서 판 컴을 중고로 사와 쓰고 있었습니다.


제 등뒤에는 남푠이 최신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컴을 신나게 돌리고 있었기에

저는 저 정도의 용량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데 저 망한 회사에서 사온 컴이 몇년에 한번씩 수명을 다하는 겁니다.


컴을 바꿀때마다 중요 문서가 날아갈까봐 

조마조마 해서

아예 백업용 외장하드 튼튼하고 양 많은 놈으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제가 쓴 글과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던 메일

그 시절 제가 얻어 맞았던 비.평 글

뭐 이렇게 저렇게 많이도 제가 퍼 놨더군요.


그리고 그 외장하드엔

무려 야시꾸리한 야동 도 몇편 들어있었습니다.

소장 경로는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진짜 제목이 동물의왕국

인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동안

피용이는 단 한번도 야동을 보지 않았다고 말씀드릴께요

저 외장하드로

이런 저런 파일들을 모아놓고는

아주 귀중하게 들키지 않게 잘 넣어두고는

외장하드 볼 시간도 없이 바빴다는 말입니다. 



얼마전에 외장하드를 연결해보니

이 놈도 세월을 느끼는지 왔다리 갔다리

-아, 가끔 이 놈을 연결해서 이것 저것 잘 있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관심을 안주었더니 쟤도 늙고 있더군요.


그리고 오래 방치 되었던 그 안에서

저에게 메일 주셨던 분들의 글과 감상평과 이런 저런것들을 찾았습니다.

- 네 물론 숨겨놨던 야 뭐시기도 보았습니다. (부끄부끄;;;)


그,런.데

천리안 메일도 사라졌고

엠파스도 사라졌도, 엠팔도 사라졌고, 드림위즈도 사라졌고


그 무렵 주고 받은 메일은 있는데

메일 주소를 가졌던 회사가 사라져있더군요.


아마 제가 출간할때 적어놨던 메일도 엠파스인가 일겁니다.

그러니 출판사에서 제게 멜을 보냈다 하더라도

저는 받을 수 없었을겁니다.


물론 네이버도 로그인조차 안한 세월도 꽤 깁니다.


아니, 메일 회사가 사라질줄 누가 알았을까요?

헐-



그 중에서 한멜을 쓰시는 한분을

아주 어렵게 어렵게 찾았습니다. 

(아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가 저장해 놓은 파일 맨 마지막 메일이

그분이었고 마침 한메일이었고 열어만 봤어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답멜도 받았구요.


아주 몹시도 뵙고 싶었던 분이라

조마조마 떨며

스팸멜로 떨어져도 할말이 없지 하면서

멜을 드렸죠.  더피용입니다. 하고요. (4월 26일)



그리고 오늘 만나고 왔습니다.

몹시도 뵙고 싶었고

그시절 제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슴을 활짝 열어주신 분과

무려 여덟시간 동안 논스톱 수다를 수다를 떨다가 왔습니다.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니깐 제가 님들을 찾고 있습니다.

빨리 나타나시면 저를 만나 긴 수다를 떨수도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게 전화든 메일이든 만남이든 어쩌면 요즘은 카톡이든간에요.




-오프라인의 피용이가 

 예전 온라인 속의 피용이로 마치 이상한 나라에 잠시 다녀온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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