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였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썼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한적이 없습니다.


 보라 학교 같은 반 (초4때) 엄마로 만난 사람인데

 물리학과 나와 공통 코드가 많은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친구라고 말할수 있는

 15년을 알고 지냈는데

 시어머니 장례식도

엄마의 장례식도 다 지켜본 이 친구는 오래된 거짓말을 선물로 줬습니다.

딱 그만큼.

그 이외에는 어떤 얘기도 해준적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교실에서 할리퀸을 읽었다는 얘기는 뭐 얼마든지 함께 할수 있지만 말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을 꼬박꼬박 만나

고민도 속사정도 생각의 변화도 얘기하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 시간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었네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이웃 지역 동네(부자동네)와 더 이웃지역에(더 부자동네) 사시는 몇몇분과

어떤 인연으로 인해 지난 13년 (코로나 기간을 빼고) 동안

주 1회 스터디를 했습니다.

스터디의 주제는 다양하였고

-경제, 근대소설, 중국소설, 중국사, 일본소설, 세계사, 떠오르는 신세대작가들등등

목적성이 있었고

저는 그 목적성과는 별개로 모임에 낑겨

9년 정도를 꼬박꼬박 일주에 한번씩 만났던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왜 그 모임에 나가나?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영리하고 선은 절대 넘지않는, 나름 매력있는 분들이라

꾸준히 참석을 한것 같습니다.



시간이 쌓이다보니 

처음 목적성보다 점점 마음이 열리고 정이 쌓인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분들에게도 제가 과거 어떤 시간 속에 있었는지에 대해 말한적이 없네요.

그냥 가끔 인세라는게 나와서 파스타 정도는 사드릴수 있어요. 

정도로만....


A분은 제 인생에서 이런 분을 만나다니 할 정도로 

(전 인복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거든요.)

현실에서 못난 생각을 할때의 저에게 많은 조언과 의논의 상대, 

실제 데모하다가 끌려가 보셨던 경력도 있는

(거기서 먹는 콩밥은 우리가 먹는 그 맛있는? 콩밥과 다르다고 합니다. 

정말 먹을수 없는 수준의 콩밥이었다고 언젠가 제게 말씀해 주셨어요. 죽같은 콩밥?)

어마어마한 분입니다. 



B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을 가지신 분입니다.

똑 부러지고, 부지런하시고, 냉철하고

에너지가 어마어마한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솜씨가 노련하고 긍정적인,

게다가 예쁘기까지.

그분이 지닌 모든 소품이 탐이 날 정도로

모든게 다 좋아 보이는 그런 분입니다. 

(부러워 보이면 지는 거라고, 전 이분께 맨날 집니다. 그래도 좋아요)



C분은 

(그 시절에 광주에 있었다는 -.-;;;_-애기였지만 )

이분의 집에 초대 받은 적이 있어

이분의 책장을 한번 본적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 공부하시는 분이지만

로맨스 소설과 판타지 소설로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시는

아주 재미난 분입니다.

-로맨스 소설이 잔뜩 있던 그 책꽂이에 제 책은 없더군요.-



지난 주말 일요일에 오랜만에 만난 술 자리에서

제가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지난 시간 더피용으로 지내던 시간을 그분들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았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특히나 C 분의 반응이 극렬하였는데

탱볼이 연록흔의 팬이랍니다.

세권짜리도 다섯권짜리도 모두 소장하고 있다고

지금이라도 탱볼이 사인을 받아줄수 있냐고

-탱볼이가 우리집에 다녀갔다는 얘기에는 거의 숨이 넘어갈 직전이라-

정말 난리난리였습니다.


기억의 저편과

석빙화 사이에 플러스가 나왔다고 얘기했는데

기억의 저편도 석빙화도 아는데

고 사이에 나온 제 책은 몰랐다면서.....


제 팔을 붙잡고는 

그렇게 유명한 분?이였나면서

배신감을 느끼신다면서.....

본인이 얼마나 로맨스팬이었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셨지만

그 집 책꽂이에 제 책이 없었던 고로 (허허허)


제 활동기간이 소원해질때쯤

인터넷 싸이트로 한국 소설로 들어오신것 같습니다.

그래도 유명하다는 책은 다 보신거 같으니

제 유명세도 별거 아니였다는 생각이 -.-;;;;


제가 책 이야기를 할때마다

저 그런거 비슷하거 본적 있는데요

어, 그것도 비슷한거 읽은거 같은데요.... 등등 

-그게 시작은 저랍니다. 겸손, 겸손 으쓱 ;;;


특히 신영미디어 디너파티 이야기에서는 

학창시절 오래된 추억속에 할리퀸을 얼마나 읽었었는지에 대해

흥분과 열변을 토하셨습니다.



B분은 바로 구굴링으로 꿈집 이모저모에 올려져있는

제 사진까지 찾아내고

오래된 거짓말 표지까지 찾아내셨습니다.

아니... 500 맥주를 몇잔을 들이키셨는데

저 속도라니....


-저 책을 구해 올테니 싸인을 내놓으라고 하셔서

구할수 있음 구해보라고 절대 못구할거라고 장담을 했네요.


7시경 만나 11시 넘어서까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제가 왜 글을 시작했는지

그 경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어떤 분들을 만나고

어떤 사랑을 받았는지

또 어떤 신랄한 공격과 비난도 있었는지

등등등...


제 이야기를 다 들어주셨습니다.



B 분이 흥분하여 너무 너무 아깝다 하시며

브런치라는 어플에 글을 올려보라는 둥

무엇이든  읽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서 

바로 어플을 켜서 막 보여주시기도 하시며

여러 응원과 협박과 압박이 쏟아져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제가 꿈집에서

청소하고 환기시키고, 거미줄 치우는 일이 우선이라

단전에서부터 용기를 내고 있다고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이제서야 털어놓는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최은영과 온라인의 더피용은 좀 구분하고 싶다고

예전의 어떤 아픈 문구가 아직도 제 가슴에 지워지지 않아

구분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꿈집에 가입하러 오실 기세여서

절대로 안된다고 했습니다. 꿈집 회원 가입은 없다고.




사실 매일 아침마다 눈을 떴을땐 내가 미쳤어 하고 머리를 쥐어 뜯다가

오후가 되면 그래, 할수 있어, 할수 있을거야 하면서

저를 안심시키고 위로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일은 월드커비를 만나러 갑니다.

 고작 전철역 네정거장 사이로 살건만

 꽤 오래 소원했습니다.

 월드여사는 탱볼이랑 연락이 아직도 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푱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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