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가협회 회원이 아닙니다.

한번도 회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 없었습니다.



오래된 메일함을 보니 박윤후님께서도 메일을 여러번 보냈었고,

코코는 피용이를 데려와라? 혹은 꼬셔와라등의 특명이 있었다고도 했고

정크님은 로협 홈페이지가 웹진으로 바뀔때 피용이한테 글을 받아와라 라는 내용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바람소리와 김경미의 글이 표절론이 붙었을때

로협에서 더피용 편을 들었지 않았느냐 라는 강력한  항의성 글과

그에 대한 로협측 공식적 답변도 찾았습니다.(전혀 편들지 않았다는)


==> 수수플러스와 호랑가시나무의 표절토론이 벌어질 때

      로협은 아무것도 하지않았습니다. 

      플러스를 내달라 하는데 

      네버 게시판에 주고 싶지는 않고 (지들이 뭔데 내놓라 마라인데? )

      게시판 정도 빌려볼까 했는데 그것마저도 무산됐던 터라...

      

그리고 로협이 웹진으로 바뀌었을때

정크님께 건네주었던 글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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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맨스 쓰기가 어렵다.

매니아에서 시작해 머리속에서 꿈틀거리는 이야기를 문자로 풀어 낸적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하고 무겁기만 하다.

 

내가 [수수께끼풀기]를 시작했을 때 난 습관처럼 할리퀸 로맨스의 전형성을 차용해왔다. 

사실 너무 오래 익숙해져 있어서 그 전형성을 전형성이라고 느끼지도 못했다. 뻔뻔하게 장르 매니아끼리

공감할수만 있다면 족하다고 생각했던 천진무구한 시절이었다.

 

운 좋게도 어느분이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 주셨고,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리 인터넷 연재라지만 할리퀸적 로맨스의 한국어 버전을 쓰는게 아니란 말이다. 

내가 써야하는 것은 [한국로맨스소설]이란 말이다.

이미 국내소설이 출간이 되어 좋은 방향성을 일러주기도 했지만 이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는 것을 

실감했다.

아! 난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아버렸다.

 

그때부터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나름대로 고군분투를 해야했다.

그럴수록 점점더 글쓰기란 것이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다.

 

독자나 작가나 너무 오랫동안 할리퀸적 전형성에 익숙해진 것 같다.

그 수많은 전형성은 정말 매력적이면서도 나태하다.

가슴 떨리기도 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그 전형성을 어찌 무시할 수 있을까?

 

그러나 전형성이 갖는 문제점은 곳곳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로맨스가 원하는 틀은 견고하다.

할리퀸적 로맨스의 전형성이 로맨스란 이런것이다라는 명제를 각인시켜 놓았기 때문에 전형성을 

포기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미 많은 작가분들은 매력적인 부분은 살리고 나태한 부분에 생기를 불어 진짜 한국로맨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깊게 몰두하고 있는 것이 내가 가진 상상력의 한계를 넘는것에 관한 것이다.

오래동안 머리속에 스며든 할리퀸적 전형성의 묵은 때도 벗어야 하고, 상상력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고심중이다.

그리고 수수께끼풀기와 플러스의 오래된 짐 역시도 벗어야 할 때이기도 하고.



   ... 중략....

 

지난해 여름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전체 모임 행사가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 대구인지라, 찜통같은 더위를 예상하고 모임에 참석했으나

산중턱에 자리잡은 모임 장소는 의외로 시원하고, 정감있었다.

 

밤 늦은 시간에 그 지역에 사시는 작가 몇분과 토론아닌 토론을 벌렸었다.

토론의 주제는 로맨스의 진화론과 정통론에 관한것이었다.

 

정통론의 주장은 정체성을 잃은 장르문학은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공중분해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했고,

진화론의 주장은 전형성은 그만 욹궈먹어야 하고, 확고한 틀을 다지기 위해서는 또는 계속 독자층을 넓혀 

가기 위해서는 더 새로운 시도를 해야한다였다.

 

요즘 국내물이 많이 출간됨에 따라서 독자들은 자신들의 힘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미 표현을 했었지만 좀더 적극적인 개입이 시작된 것 같다.

 

로맨스 독자들은 상당히 예민하면서도 또한 관대한 듯 하다.

 

독자들은 조금만 다른 소재와 스토리가 나오면 금방 거부해 버린다.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 감성소설이지. 하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또 반면 왜 맨날 똑같은 이야기만 하는거지?

그렇게 새로운 소재나 스토리가 없는건가? 이젠 지루해! 하며 불평을 쏟아놓기도 한다.

반면 관대하게 이것이야 말로 진짜 로맨스가 아닌가? 하는 전형적 이야기를 극찬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진화론도 정통론도 작가들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 중략...



 나는 협회의 회원이 아니다.

협회의 설립목적이나 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로맨스 작가협회]라는 거창한 이름에 눌려 협회원이 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협회원이 되면 로맨스계에 무언가 큰일을 해내야 할 것 같은데 내 형편으로는 꾸준한 창작 여부도 확실치 못한지라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도망쳤다.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한국 로맨스 작가협회]에서 로맨스 발전에 많은 일을 이바지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들의 용기와 열정에 찬사를 보태고 싶다.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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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글로 대신합니다.


그때 저리도 잘난체 하면서 저 글을 썼군요.




푱이가.



dupiyongsta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