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3/10/0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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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가시면, 자동이름풀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가운데쯤에 쪼맨하게 있으니까, 잘 살펴 보시어요.

한자로 이름을 넣으면 내 이름의 점수가 나오거든요.
500점 만점인데, 500에 가까울수록 좋은 이름이라는군요.

구민도령의 이름을 돈을 주고 지은 이름이라서
정말 좋은 이름인가 궁금해서
한번 해보았습니다.- 점수 좋더군요.

제 이름도 넣어보고, 가족 이름 전부 넣어 보았습니다.

아, 이 점수가 초년, 중년, 말년 그외에 점수가 나오는데,
피용이는 초년 점수는 0으로 나오고, 나머지점수는 각각 백점씩 나오더군요.

점수를 보고나니, 나의 초년시절은 조금 힘들었었어.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초년시절은 그다지 나쁜일도 없었지만 말입니다.



피용이 초년시절엔
아주아주 시골- 새마을 운동의 여파로 4H클럽이 존재하고,
새마을 운동의 노래대로 '마을길도 넓히는---' 암튼 그런 동네였습니다.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발전기를 대신하여야 했고,
수도대신에 펌프로 물을 퍼올려야 했지요.

마을에 텔레비전이 있는 집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
축구경기라도있는 날이면, 텔레비젼을 집밖에 봉당에 내어놓고
마을 회관의 긴 의자들을 갖다놓고 간이영화관?이 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귀한시절.
구운 김만 있으면 최고의 반찬이었고,
동네 모내기 하는 날이면, 농사를 짓는 집이건 아니건
-실제 농사 안짓는 집은 울 집하고, 가게집 밖에 없었습니다만
모밥을 만들어 온 동네가 다 모밥을 먹었지요.
모밥 정말 맛있어요.


오일장이 서는 동네였어요. 물론 지금도 오일장이 선답니다.
태백산줄기자락이라 자반고등어나, 물오징어가 최고로 고급반찬이었습니다.

겨울이면 유일한 군것질 거리가
말린 옥수수를 튀긴 튀박 (우리는 광박이라고 불렀습니다.)과
엄마가 큰맘먹고 사주신 귤 한상자.
남동생과 여동생과 함께 어찌하면 귤을 맛나게 먹을까 하고
칼로 옆구리를 잘라서 먹기도 하고, 별별 짓을 다해보았지요.
물론 삼일만에 한상자는 꿀꺽.

먹는것조차도 흔하지 않은 시절이라
동화책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산중 시골이라 서울이나 도시보다 20년은 발전이 느렸기에
제 얘기가 어느 60년대 이야기인가?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을회관 도서관에 있는 동화책을 보기위해 월장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마을회관은 늘 꼭 닫혀있었거든요.

그시절 저에게 마을회관의 음습한 도서관은
꿈의 집이었습니다.
계모에게 구박받는 신데렐라 이야기.
금공을 연못에 빠뜨려 발을 동동 구르던 개구리왕자의 공주.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연못에서 둥둥 떠오른 장화홍련귀신.
몇 개 안되는 그림동화책을 닳도록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정크님 홈피에 갔다가
첫사랑에 관해 적으신 이야기를 보다가
어린시절에 대해 주절거려봅니다.
-마치 전 타이머신을 타고 먼 과거에서 살다 온 사람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피용이 어린시절에 사건사고가 꽤 많았습니다.
그 얘기를 적어놓은 노트도 꽤 되구요.
초등학교 입학전에 단지째 술먹고 비틀거린 이야기와
뱀 잡던 이야기---- 등등등.
간간히 적어 올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