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랄때 들은 말이다.
한참 없던 시절에 어머니들은 허리끈 졸라메고
한창 자랄 자식들에게 맛난것을 먹이기 위해
참말로 많은 애를 쓰셨다.

계란 후라이 하나도 귀하고,
고깃덩이는 명절이나 되어야 구경이나 하고,
잘 구운 김만 있으면 밥 한공기가 뚝딱이건만, 그것조차도 만만한 음식은 아니었다.

소금에 절인 자반고등어 한손 사다가 구워 놓으면
어느새 식구들의 젓가락질에
고등어는 앙상한 뼈만 남겨놓고.
엄마의 몫은 고등어 머리다.

아이들에게 이 머리가 얼마나 맛나는데...
하시면서 고등어 눈알도 먹고, 뼈에 붙은 살절음도 알뜰하게 발라 드신다.


어른이 된 자식의 집에 갔더니
울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내 준다고 하더니
차려내온 음식이 고등어 머리였단다.

내 친정엄마도 나를 저렇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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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을 한공기도 안되는 찬밥 덩어리를 확인한후
보라랑 라면을 끓여 먹었다.

보라는 언제나 그릇을 먼저 비교한다.
라면을 꽤 좋아하는 녀석인지라
엄마 그릇에 더 많은지, 자기 그릇에 더 많은지...
아니면 먹으면서도 냄비를 흘긋거리면서 자기가 얼마나 먹을수 있을지
미리 양을 확보해둔다.


학원을 다녀온후에 나와 보라는 배가 고파서
뒹굴거리다가 돈까스를 시켜서 먹기로 했다.
-이 불볕에 무언가 만들기는 정말 싫어서...

점보를 하나 시켰는데,
내가 포크를 들자 보라는 대뜸 엄마가 왜 자기껏을 먹냐고 한다.

어허!
내가 딸을 잘못 키웠다.

언제나 맛난것은 먼저 챙겨주고,
나는 나중에 먹는다 하였더니
이제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안중에도 없기는 남편도 매한가지.

냉장고에 먹을게 있으면 일단 먹는다.
그리고 내가 먹을라고 아껴둔것도 다 먹었어? 하고 물으면
또 사서 먹으면 되지 왜 난리냐고 한다.

보라에게 고등어 얘기를 해주었다.
나는 나중에 보라가 어른이 되면 너네 집에 놀러 안갈꺼야.
엄마 밥도 안줄꺼잖아. 했더니
이 녀석이 슬그머니 포크를 내려놓더니
엄마드세요. 한다.

이게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이제부터라도 확실하게 인식시켜야겠다.
맛있는게 생기면 엄마것 먼저!!!!!!!!


날이 더우니깐, 별게 다 서운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