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카레를 해주려고 잠깐 슈퍼에 나갔더랬습니다.
자주 안내려가는터라...

그런데, 우리 건물 재활용 분리 수거통에
어느 집에서 내 버린 것인지
아기 기저귀가 꽤나 많이 수거통안에 담겨 있는거야요.

기저귀 쓰시는 분들 잘 아실껍니다.
아기가 오줌 싸서 퉁퉁 불은 기저귀를 버릴때는
돌돌 말아서 옆에 밴드를 당겨서 부치면
작은 공만하게 되거든요.

보니깐 딴에는 모아서 버린다고 꽤나 많은 양이던데
어째 쓰레기봉투에다 안 넣고 그냥 버렸을까요?

우리집 건물에 사는 사람중에 저 정도의 싸이즈 기저귀를 쓰는 집에 가서
벨을 눌렀지요.
워낙에 잡상인이 많이 오니깐 첨에는 문을 안 열어주더라구요.

혹시 이 댁에서 쓰레기를 잘 못 버린것인지 확인을 해 달라고 했더니
자기네는 하기스 골드만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어느 싸가지 없는 사람이
자기 새끼 기저귀 하나도 쓰레기 봉투에다 모아서 버리지도 못하면서
(한두개면 말도 안함)
자기 자식 잘 크라고 키우고 앉았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고무장갑 하나끼고,
쓰레기 봉투 하나 들고 내려가 치우는데...
코끼리 무늬가 있는 기저귀를 다 치우자 하기스골드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큰 아이것인지 유치원 안내장도 하나 나오구요.

20리터 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우고 나니 좀 환해지더군요.

이거...  아까 달려가 벨을 누른 집 상황하고 딱 맞는데
유치원 다니는 아이 하나와.
이제 소형 혹은 중형을 사용하는 갓난쟁이 하나.

뭐, 아니라고 하니..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