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까운 산본에 다녀왔습니다.
11월 말부터 한번 가려고 날을 잡고 마음을 잡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잠깐 비가 와서 어쩔까 했지만
비는 다행히 금방 그치더라구요.

구민이를 업고 (업어야 제가 행동이 더 간편하여) 택시를 불러서
전철역으로 갔습니다.
구민이를 업기엔 포대기용으로 나온 조끼가 너무 작더군요.
게다가 14키로. ㅠ.ㅠ
아이도 팔까지 낑겨서 옴쭉달싹 못해서 불편해 하더라구요.

처음 타본 전철.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삼인용 노약자 좌석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마주보는 자리엔 하나씩만 자리가 남아서 보라를 앉혀주고
남은 한쪽에 구민이를 내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얌전히 앉아서 눈을 반쯤 감고
입만 히 하고 웃어서 미소를 만드는것이여요. -나름대로 옆에 할머니들께 애교를....

전철역에 내려서 계단을 내려오니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있더라구요.

보라가 먼저 나 저거 구경해도 되죠? 하더니 쫄랑쫄랑 뛰어서 가고,
뒤에 구민이도 덩달아 가더니

엄마 와아~  이럽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확인한 트리는 참말로 이뻤나봅니다.

도착한 집에 깨끗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집에서
한희와 셋이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늘 우리집은 엉망진창인지라...
첨엔 딴에는 조심하더니 나중엔 조심도 없이 마구 놀아서 간이 덜컹했습니다요.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잠이 쏟아지는데도 자꾸만 일어납니다.
결국 저도 피곤해서 열시에 불 끄고 보라랑 셋이서 전부 누웠습니다.
그 와중에 구민이는 엄마 엄마를 부르면서 자기 장기를 보여줍니다.

업드려 뻗쳐 자세에서 한쪽 다리 들어 올리기.
한번 뎅굴 굴러보기. 등등.

그럴때마다 정말 잘하네.. 해주니 기분이 좋은가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신기한것, 자랑꺼리가 있으면
제일먼저 엄마를 찾네요. 엄마와 공유하고 싶어서 자랑하고 싶어서 엄마를 찾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머리가 크고나면
왜 저 혼자 자란것처럼 부모를 홀대하는 걸까요?

어제도 80 노 부부가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아내를 죽이고 자살을 했다는 기사는
참으로 슬픕니다.

작년 일년 아프신 시어머니를 잠시 모신적이 있었지만........
다 키워 놓은 자식들은 참 냉정하더군요.
먹고 산다는 이름하에 어쩜 그렇게 이기적인지....
저 역시도 잘 하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반성해야 할 사람들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