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남편이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주에 동물원가자. 라고....

그러다 막상 다음주가 오면, 왜 주말만 되면 날이 흐리냐?
아, 이번주는 정말 피곤하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지? (시치미..)
등등으로 5월까지 왔습니다.

주말마다 째려보고, 노려봐도 무쇠등으로 노련하게 버티던 남편이
드디어 가족을 끌고 동물원으로 나섰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김밥을 싸고.. 도시락을 준비해서
드디어 동물원에 갔습니다.

- 한달에 한번 토요일날 아이들을 쉬게 하는 것은 가정 체험 학습을 위해서라고..
귀가 닳도록 이야기 한 후 입니다.

이런 땡볕에 동물원을 가는 집은 우리 밖에 없을거라고..내내 툴툴 거렸습니다.
나들이도 날이 적당히 따듯하고 선선해야 제맛인것을..
그래도 이렇게라도 가는게 어딘가 싶어서.. 속으로 꾹꾹 눌렀습니다.

아, 동물원.

일요일은 동물원 주최 그림대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ㅜ.ㅜ

사람, 사람, 사람.
벚꽃 필 무렵에도 사람 참 많다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땡볕에 동물원 나들이 온 가족들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코끼리열차부터.. 표 끊기까지.. 줄이 나래비로 길어요.

결국 동물원 들어가자마자 그림그리기 위해 자리 잡은 사람들 사이로 끼여들어
도시락부터 먹어치웠습니다.

네모돌이는 신이나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저는 미리 기운빼지 마라. 돌고래쑈를 봐야한다.. 기운빼지 마라.. 하고.
모시고 간 할머니는 힘들어도 내색 안하고 자식들 뭔가 먹이려고
보이는 매점마다 들어가셔서 걸음은 계속 느려집니다.



오후 세시 돌고래 쑈를 관람하기로 하고..(이게 하이라이트였죠.)

마침 밥 시간이라서 호랑이가 닭 받아먹는 쇼도 보고...
물개도 보고, 구민이는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세시가 다 되자 졸음을 참을수 없어 결국 돌고래쑈는 보지도 못하고
네모돌이는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보라는 박수를 쳐가면서 엄마 우리 너무 오랜만에 왔지? 헤헤헤 재밌다. 하더군요.


아, 집에 돌아오는 길은 지쳐서.. 정말 겨우겨우 걸어서 왔답니다.



동물원 물가 너무 비싸요.
무조건 두배더군요.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