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히도 대학 졸업무렵에

서울 유명한 백화점에 가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 어떤 백화점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지하 식품관쪽에 있었는데

저쪽에 김완선 왔다는 웅성웅성 소리를 들었습니다.


김완선이 뭐?

나 오늘 오늘밤에 어둠이 무서워요...

니눈이 더 무서워... 

라는 어마어마한 유행어가 뒤따르는 김완선이 뭐? 


내 눈 앞까지 온 김완선은

정말 마네킨 같았습니다.

너무 마르고 말라서 손에 아이스크림 콘하나 손에 든 그녀가

인형같았다는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이제껏 살면서 연예인 만날 일은 별로 없었는데

공연이 아닌 좀더 가깝게 본 연예인은 김완선과 채연 정도였던것 같습니다.

둘다 백화점이었고요.



이번에 댄스가수유랑단의 김완선은

그 이전에 제가 가졌던 선입견 

눈 무섭고 무대마다 비슷 비슷한 춤을 추는 야한 옷 입은 여자애였다가

관리가 잘된 몸을 가지고

여전히 그때의 목소리를 지니고

여전히 시대에 쳐지지 않은 패션감각과 자유로워 보이는 그녀가

멋져보였습니다.


어린나이에 데뷔를 하고

이모에게 거하게 뒤통수까지 맞았던 그녀는

남들 다 학교 갈 나이에 

혼자 연습하고 혼자 화장하고 혼자 의상준비하며

어른들의 세상에 있었습니다.



제가 김완선 노래중에 유일하게 좋아하는 노래가

이장희 작곡의 이젠잊기로해요 였는데......

슬기로운의사생활에서도 나와서 많은 사람들도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네요.



그런 그녀가 마지막 무대에 서게 된다면

본인 노래중에 최신곡을 부르고 싶다는 그 말에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네요.


요즘 제가 황새따라가면서 가랭이 찢어지는 뱁새처럼 노력하고 있는 일이

마치 마지막 무대에 최신곡처럼 느껴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녀의 신곡 무대가 좋았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푱이가




dupiyongstar@naver.com




덧- 밥이 먹기 싫습니다.

   거의 스파게티와 비빔국수와 배달음식으로 연명? 중입니다.


 여름이 어여어여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