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3/12/26 21:45




요즘 피용이가 하는 일.

1.구민도령 돌보기
2.보라랑 짬짬이 싸우기
3.시어머니 식사 차려드리기, 말상대 되어 드리기.
4.한글 97을 열어놓고 째려보기. -.-;;;
5.그 나머지 짬이 나면 손뜨개.


정말 정말 바쁜 날입니다.
그 와중에 오랜만에 뜨개를 손에 잡았습니다.

작년에 뒷판 하나 겨우 떠놓고
올해 앞판 마저 떠서 완성한 조끼가 있구요.
여동생이 이쁜딸내미에게 씌울 귀마개 모자를 하나 떠달라고 해서
-자기의 딸은 머리싸이즈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강조해서
만들었는데 보라도 넉넉한 싸이즈가 나와서
다시 다른 디자인으로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보라에게 이쁜 통바지를 사주셔서
그것에 맞는 망토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이년전부터 주위에 이쁜 딸을 가진 분들게 선물하고 싶어서
망토를 떠보고 싶었지만, 결국 못뜨고 이제서야 겨우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완성이 될까 의문이지만;;;

별로 손재주는 없는 사람인데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담임선생님한테 [돌대가리]란 칭호까지 들어가며
배웠던 손뜨개가 유달리 집착이 가서
한동안 백화점 문화센터에 나가서 기초과정을 습득했었습니다.

스웨터도 뜨고, 이런저런 소품도 만들었지만
제가 입은것이나 보라를 입힌 것은 거의 없네요.
-완성만 되면 너무 신기해서 다 선물 보내고 말았습니다.

모자도 무척이나 많이 만들었는데, 정작 보라가 쓸 모자는
이번에 만든 모자와 그 전에 만들어준 모자 하나.
목도리도 클래식모드와 히피모드까지 몇 개나 만들었지만
정작 피용인 니트 목도린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튼 피용이 옷장엔 완성하지 못한 목이 늘어져 있는
보라용 조끼 하나와 실이 너무 굵어서 피용이가 입으면 떡대가 장난아닌
풀오버 한 장과 뜨다 만 스웨터 뒤판이 전부입니다.

아이낳고 일년 동안은 뼈가 제자리를 잡지 않아서
이렇듯 관절 쓰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는데
요즘 갑자기 재미가 붙어서 과욕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해에 망토 뒷판 하나 뜨고, 내년에 완성되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습니다.
손목이 무지하니 아프고, 어깨도 아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