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림님의 "러브 인 메이저리그"


"물러나지 마세요. 내가 다가설 때, 물러나지 마세요. 정말...... 정말 싫습니다." ... 후연



남자는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아버지를 한군데라도 닮은 점이 있을까 사랑하는 이에게 손도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여자는 자신이 아끼려들면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곁을 떠나는 거 같아 마음을 닫는 걸로 상처를 잊으려 합니다.


서로 연인으로 마음에 품었으면서도 서로의 시선을 한번 편하게 마주치지도 못하고 엇갈리기만 하다가 아버지와의 약속 아닌 약속으로 '계약결혼'이란 이름으로 만나게 되는군요.

생각만해도 애틋한 서로인데 얄궂은 운명이라는 게 그런건지
그렇게도 증오하는 이가 영원한 사랑을 이루도록 맺어줬으니 이 또한 사랑의 아이러니 일려나요...


첫작인가 싶을 정도로 안정된 문체와 불안하지 않은 캐릭터를 접할 수 있었어요.

'후연의 과거의 심장이자 현재의 영혼인 지현'과 같은 표현들두 마치 시를 읽는듯 멋들어짐을 느낄 수 있었고, 남주 '안후연'의 대한 매력도 상당하구요.

다만, 안정되어 있다라는 건 분명 장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요소이지만, 동시에 때때로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분명 재미없지는 않는데 뭔가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인상깊은 장면이 부족한 것같은 느낌이 내내 들었으니까요.

메이저리그에 대한 소재 자체는 꽤 신선했지만 '메이저리그'라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어떤 개성 같은 건 미처 다 표현되지 못한 듯한 아쉬움도 남구요.
- 사실 후연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주전으로 뛸만큼 강타자라는 느낌 외에는 남자주인공의 직업이 반드시 메이저리거야만 한다...??

그런 느낌은 좀 약했거든요.

여주인공 지현의 캐릭터가 너무 맑다고 해야 하나요... 자칫 정적으로 비춰지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문인지 오히려 주인공들의 과거 회상이 더 인상에 남는다던가 비중이나 동작들이 그리 크지도 않았는데 - '잭 기데온'이야 그 넘치는 활력을 유감없이 발휘를 했다해도 - 주인공들 커플보다 성현과 문미 커플이 더 생기있게 보여졌다고 할까요.

그리구.. 후연의 존대말이요...^^;

물론 지현을 무지 아끼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끝까지 말을 높인 건 알지만 그래두 마음이 서로 통해 한사람이 된다는 기념?으로라도 한번 정도는 말을 편하게 건넬 줄 알았거든요.
뭐랄까... 살짝 애교차원...?

그게 안되니까 이상하게 서운?하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예의'를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이성이 남아있더냐... 하면서...
( 그저 저의 생뚱맞은 반응이라 여겨주옵소서..;; )


이런 아쉬움들을 위에서 얘기한 매력들이 그때그때 커버를 해주는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역시나 너무 바람 한점 없이 조용한 물결처럼 흘러간다라는 건 자칫 읽는 중간 심심함을 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줘서 일말의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차 잔 속의 태풍이라 해도 긴장감 같은 게 때맞춰 있어줘야 맛이 나는데 말이죠.


어쩌다 아쉬운 점들만 늘어놓은 거 같아 면구스러운데요.

수룡님이 이제 막 워밍 업을 하신 거라 봅니다.

멀지않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때까지 멋진 도약을 계속 이어나가시길 믿으며 건필을 기원합니다...




속히 러버 인 메이저리그를... 날려 주시옵소서.....................


잭 기데온을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