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출간되자마자 읽고 나서도 선뜻 '리뷰'를 쓰기 쉽지 않았던 글.
- 2월 중순에 출간되자마자 읽고 두 달만에 복습 거쳐서 리뷰를 쓰고 있네요. 

진소라 작가의 글 스타일을 좋아하는 저에게 '백일홍'은 마냥 유쾌하다고 하기도
그렇다고 마냥 '잔잔하면서도 진지하다.'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쉽지 않았던 글이예요.


'연애레시피'과?
'여자친구'과?


어느 한 쪽이라고 하기에는...
출판사 마다 편집스타일이라는 것이 있어서인지 처음 읽었을때 읽어내려가면서도
뭔지 모르게 걸려하면서 찔끔찔끔 야금야금 읽어내려갔던 이 책.


그리고 '리뷰 써야지.'라는 생각 조차 떠오르지 않았던 이 소설을 시간이 조금 흘러서
다시 읽어내려가보니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자꾸 복습을 하게 만드네요.


처음에 걸렸던 부분이 어쩌면 초반.. 중반까지 이어지는 너무도 착해서 몸은 컸지만
초등학교 시절의 생각 그대로 정신적 성장은 없어 보이던 남주의 영향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딱히 마음에 안 들었다기 보다도 뭐랄까?  그 동안 봐왔던...
 '카리스마 작렬'이 아니라서가 아닌 그래도.... 라는 범주에서 벗어난 너무도 착해서
답답함을 느낄 법할 수도 있었던 남주이기에요.


그렇지만 왜? 평강공주가 바보온달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그와 그녀 둘이
만남으로 인해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그들의 사랑이라면 좀 우습다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여주인공인 '상진'이의 갈등은 참 이해가 되었어요. 
착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누군가에게 나쁜 면이나 악하게 굴 필요가 없었던 
그녀의 유복했던 어린시절을 지난 후 환경에 자신이 영향을 받은 지금 모습이
싫으면서도 어느 부분 어찌할 수 없는 그녀 자신의 상황 자체를 예전 '상진'
자신의 모습을 알고 있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남훈'이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보게 된
그로 인한 스스로에 대한 부딪힘이 아닐까 싶어요.




바보 같다 싶을 정도로 착하고 근심 걱정이 없는 '남훈'이가 고민을 하고 또 그 고민
속에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줄 알아가면서 당당히 한 여자의 동반자가 되어갈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는 '백남훈의 성장과 사랑찾기!!!'


"싫어.  아무리 척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고 내가 바보 같아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 말도 못하지만 그런 장난은 싫어."


처음 쓰는 글이예요.
사실 사무실에서는 이런 글 쓰는 거 싫어해요.
제 바닥이 드러난다고, 뭐 여러분도 아시잖아요.
제가 똑똑한 건 아니라는 걸.
요즘 저는 새 작품 기다리면서 책도 읽고 몸도 만들고 열심히 살고 있어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행복하구요.
저는 여러분을 사랑해요.  그리고 늘 제 곁에 있는 그 사람도.



새벽과 늦은 밤은 시간으로는 같은데 아주 다른 느낌이에요.
그 둘의 차이가 뭘까 생각했는데
잠을 자다 일찍 깬 경우는 새벽.
잠 못 이루다 그 시간이 되면 늦은 밤.

기분도 아주 달라요.
새벽에는 모든 게 다 괜찮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데
늦은 밤에는 배도 고프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고,
불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중략

어쩌면 이 사랑이 제게만 새벽이고 그 친구에게는 늦은 밤이
아닐까 고민해요.
어떻게 하면 그 친구를 단잠 자게 하고 그 친구에게도 이 사랑을
새벽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무조건 'Yes' 좋은 사람 '쿨한 여자' '뭐든 다 아는 여자' '투덜댈 줄 모르는 여자'
상진 씨에서 사랑을 하면서 그 상대방과 닮아가는 인간미와 감정을 드러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구요.



5월에 너희 회사에 들어가는 거, 오월동지가 맞는 거 같아.
그 사람이랑 오월동주가 아니라, 너랑 오월동지.
잘 부탁해! 남성 동지!


"넌 계속 착한 척해, 난 계속 잘난 척할지도 몰라."


나는 진상, 그래도 백남훈은 내 꺼
안티 백만, 그래도 백남훈은 내 꺼
이십오 년, 지켜온 백남훈은 내 꺼

- 백만 안티 콜렉터 홍상진 백 -



각자 고민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사람 관계 속에서 서로가 반응해 주고 이끌어주는
그런 모습들이 참 아름다운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까?


겉으로는 호두껍질처럼 단단한 보호막을 두르고 있지만 그 속 안에는 한 없이 여리고
약한 마음과 친절한 마음들을 가진 사람들....


선입견이란 것 보다 진실됨 그 안에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갖고 싶게 만든
글이랄까요.


강영민 - "가질 수 없는 건 가까이 두고 보고 싶어."

이민준 - "이제 웃어.  오늘은 지워.  그런 고자성어도 있잖아.  새옹치마라고."

손은호 - "나도 어릴 때 그렇게 대해준 사람 있었으면 안 삐뚤어지고 남훈 오빠처럼
              착할 지도 모르는데."

박인영 - "제 과외를 그만두시거나 해도 섭섭해하지 않을 거예요.  난 관대한 사람이니까."



남훈의 어머니
상진의 어머니, 오빠
그리고 모든 주변인들


'지식'과 '지혜'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고,
인간다움과 진심... 배려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 누군가의 겉모습이 아닌 그 속마음을 헤아리고 살필 줄 아는
그런 사람인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 보게 되네요.


'백일홍' 속에서 사람 내음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사람들
남의 아픔까지도 드러내놓고 위로하는 것이 아닌 알게 모르게 감쌀 줄
아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읽으면 읽을 수록 그 맛이 느껴지는 '백일홍'이예요.

또 한 없이 주절거리고 두서 없는 리뷰가 되어버렸네요. 


==========================================================



오월동지
고자성어
사면초과
자아도치


이런 사사성어... 고자성어를 써도 핫핫핫 유쾌하게 웃어줄 수 있는 그런 넉넉함과
유머를 가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