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서린님의 '마스까라뜨(1.2권)'  

번호:28 글쓴이:  스타티스
조회:46 날짜:2003/12/28 13:38

서린님의 "마스까라뜨'

서린님의 '마스까라뜨'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재밌게 감상했어요.

그런데.. 음, 뭔가가.. 뭔가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듯한 느낌입니다.

작가후기글에서 서린님이 책을 보면서 자신이 할말이 참 많았구나.. 했다는 글을 봤는데.. 그래서일까요.

2권이 되다보니 그런 건지 애초에 그랬던건지.. 설명글이 많아진 듯 보였습니다.

작가분이 자꾸 독자에게 뭔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한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내내 긴장감이 넘치는 글이였음에도 종종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어요.

상당히 오랜동안 써오신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점점 욕심이 생겼는지 어쩐지..^^;

언뜻 '은장도'의 가륜 & 사현 커플과 비슷한 우여곡절을 갖는 듯 보입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여주인공의 남주 직업에 대한 반응 때문인데요.

'은장도'에서 가륜의 직업(홍콩 조직의 보스역)을 끝까지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힘들어하던 사현..

'마스까라뜨'에서 알리크가 마피아보스로써의 직업을 과감히 버려버리길 바라던 스볘따(마리아)..

둘다 남주의 직업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낼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성공을 이루죠..

조금 차이라면 가륜은 사현의 바램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판단으로 연인의 손을 기꺼이 잡길 바랬다면, 알리크는 글쎄.. 저에겐 자의적인 것도 있지만 어느정도는 끌려가는 모습으로 보여지더군요. '마리아'의 이끄는 역할이 더 컸다고나 할까요..

책내용도 내용이지만, 전 엉뚱하게도 줄거리보다 바로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흥미로운 점을 느꼈더랍니다.

기억을 잃어 '스볘따'로 살기 이전에 여주의 이름.

'마리아'...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마리아'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그리 어렵지않게 아실 수 있을겁니다..

( 동정녀 마리아. 예수님의 어머니.. )
상처 입고.. 길잃은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줄 구원의 여인상.

서린님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기막힌 우연이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스볘따의 본명을 보면서 '오. 그런 거였군'..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제개인적으로 잘 지어진 이름 하나는 글 전개중 캐릭터를 나타내는데에 있어서 여러 말이나 묘사보다 더할 수 없이 간단하고 선명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사실 특별하다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마리아'라는 이름에서 여주가 알리크를 구원하게 될 여인이라는 걸 어렵지않게 알게 되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여주 작명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음.. 한명의 캐릭터가 자꾸 눈에 띕니다.

라시코프 가 미하일의 부인이며 - 그전에는 적의 가문이였죠 -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수수께끼인 여인 뤼바가 알리크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남자. 블라디.

처음엔 단순한 그전 연인인 줄 알았다가 뭔가 다른 사연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평범한 갈색눈동자의 어리버리? 사나이로 비춰지다가 은색눈동자의 속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인물로 나중에 등장하게 되어서인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있었을까..' 더더욱 궁금해지는 캐릭터였습니다.

등장이라 해봐야 아주 잠깐일 뿐이지만, 왠지 존재감은 다른 두 남자와 맞먹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네요.

또하나 재밌는 사실은 제가 서린님의 작품을 세 편을 읽으면서 번번히 느끼는 바가..
바로 '에필로그' 한 파트가 본문만큼? 아님 그보다 더 마음에 끌린다는 거예요.

이번에도 역시 예외없이 공항에서 자칫 길을 잃을 뻔한 상태에서 마주치게 되는 (마리아와 알리크의 어린 딸) '스볘따'와 (라시코프가의 아이라 - 아마도 짐작에 뤼바와 미하일의 아이일 듯 - 보여지는) '샤밀'과의 사뭇 범상치않은 첫만남을 흥미있게 지켜봤습니다.

다행히 엄마를 찾아 비행기에 타려는 스볘따에게 '다시 만나게 될거라' 말하며 건네던 샤밀의 대사.

"제르자빈은 뭐든지 쉽게 잊는 법이 없거든."
( 뭔가 의미심장하죠..후후.. )

아마 작가님이 그들의 자식이야기를 쓰실 예정이라면 분명 그들만의 또다른 사연을 만날 수 있겠지요.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배경이 이국이다보니 모든 상황이 자연스레 공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악역으로 나오는 미하일(알리크의 숙부)과 예니센의 영원한 라이벌 라시코프의 보스격인 미하일이 이름이 같아버려서 책을 읽는 내내 혼동을 느꼈었다는 점.

작가분이 일부러 그러셨을련지는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잠깐 여담입니다..

'마스까라뜨'가 '가장무도회'라는 뜻이라죠.

책을 읽고 나서 문득 떠오른 건데..

제목을 '마트로시카(Matryoshka)'로 - 러시아 목각인형 / 그 왜 조립을 풀면 안에 작은 인형이 또 그안에 연이어 나오고 하는 거 있죠 - 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 뒷표지에 마트로시카가 있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목각인형 이름이 '어머니 인형'이란 뜻이 담겨져 있다더군요.

알리크에게 (숙부에 의해) 살해됐던 어머니 스볘따와 연인인 '마리아'.. 그녀들의 존재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제목으로 썼어도 그리 생뚱맞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을거란 짐작에 잠깐 적어봤습니다.



근데, 어째 감상글로 쓴다는 게 점점 수다글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카페에 new자 표시 들어오게도 할겸 겸사겸사 적어본 글입니다.
다소 뒤죽박죽된 내용이라고해도 너그러이 양해를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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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용  본능적으로 외국이름이 많이 등장하면 겁부터 납니다. 그 많은 내용을 소화해 내시느라 작가분께선 많은 수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단순한 이에게 약간의 겁을 먹게 될것 같군요. 미루의 감상을 보니, 호기심이 생깁니다. 작가분의 에필로그에 대해서.... ^^ [2003/10/01]

gotnrl  저도 예전에 읽었어요. 재미있게 봤구요. 원래 성격이 뭐든지 단순히 흥미를 가지고 하기에 읽기도 문제없이 재미있게 봤어요. 단순히 소설로서 작가의 노력이 느껴지는 글이란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게 봤어요. 지루하지도 않은것 같았어요. 전 그걸로도 만족이었답니다. [200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