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수수+플러스에 답변입니다.  

번호:32 글쓴이:  더피용
조회:118 날짜:2004/01/09 13:10



황송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늦었습니다.
실은 집에 몹시 바쁜 상황이 연달아 일어나므로
컴에 접속할 짬이 거의 없어서 이제서야 확인했습니다.


수수께끼풀기와 플러스는 사실 문제점?을 내포한 글입니다.
이제까지 로맨스 작가분들은 친절하게도 독자들에게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설명을 많이 넣었습니다.

그에 반해서 플러스는 굉장히 불친철한 글입니다.
글중에 되도록 설명은 배제하고 상황만을 보여줌으로 해서
독자들에게 생각할꺼리를 갖게 하도록 의도했습니다.




직접적인 설명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읽는 독자에 따라 갖가지 해석이 나올수 있습니다.
때문에 위에서 이해를 못하셨다는거나 하는 말씀은 절대로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선 제일 우선시되는 것은 상황만으로 독자가 먼저 이해하신 것이 맞습니다.
이미 제 손을 떠난 후에는 어떤 이해를 하시더라도 그건 제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친절하게 제 의도를 물어봐 주셨기 때문에
(무척이나 감동 받았습니다. ) 어설프지만 답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플러스는 전개 과정에서 각 개인마다 궁극의 이기심을 갖고 시작합니다.


지연은 아기를 갖고 싶으나, 자신의 아이가 후계자로 키워지는 것을 못견뎌하는 이기심.
또한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한순간 이준이 냉정히 등을 돌릴 것 같은 두려움.

이준은 지연의 욕심을 모른척 하는 이기심. 지연만은 한성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싶은 이기심.

서영은 목적을 위해서 자신을 거는 이기심.

찬혁은 그림자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어하는 이기심.

황회장은 한성을 위해 한 때 아들에게 상처를 남겼지만
이제는 아들에게 행복을 찾아주고싶은 이기심.


모두가 최고의 이기심을 갖고 플러스는 시작됩니다.
관건은 누구의 이기심이 이기느냐? 에 딸렸습니다.


황회장은 자신의 이기심( 즉 아비로서 아들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할수
있도록 마지막 굴레를 벗겨 주는 일) 때문에 위험한 도박을 시도합니다.
이 때문에 이준도, 지연도, 서영도, 찬혁도 폭풍속에 휘말리고 맙니다.


플러스에서 상황 조정자는 황회장입니다.
그럴만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황회장의 한가지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나머지 상황에 대해서 뻔뻔스럽게 대처합니다.

지연에겐 믿음을 시험하고
서영에겐 돈을 줘서 다독이고
찬혁에겐 그림자의 자리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짬짬이 제공하죠.


그렇게 일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란 것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죠.
더군다나 최악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찾아온 성숙은 어뚱한곳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연의 미안함은 자신의 이기심을 포기 하지 못함에 따른 미안함입니다.
만약 지연이 이기심을 버리고 아기를 낳아 황회장에게 주겠다는 결정을 했다면
이준이 밑바닥을 경험한 일은 없었을겁니다.- 이건 지연의 생각


이준은 아이를 보고났을때야 비로소 자신의 이기심이 떠올랐습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야 할 아이에게 최소한 아비로서 보호막이 되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삼일에 한번은 아이를 계속 찾아가는 이준의 마음입니다.

물론 지연에게 짐을 맡길수도 없고, 자신이 온전히 떠맡을수도 없는 아직까지는 덜 성숙한 이준의 모습입니다.



플러스는 단 하나를 위해서 치열하게 꾸며진 글입니다.
바로 황회장이 아들에게 이젠 제대로 된 가정을 꾸며봐라.
하는 그것이 아들을 밑바닥으로 밀어 넣음으로서 아들에게 알려주고싶은 황회장의 마음이었습니다. 지연과의 흉내내기 가족이 아니라 진짜 가족을 만들 수 있게끔 최악수를 둔것입니다.



물론 캐릭터상으로
황회장과 이준이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저런 최악의 상황을 이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수정에 대한 부연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굳이 왜 서영을 이용했느냐? 아이가 도구가 되었지 않느냐? 란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인공수정을 할수도 있었음에도
첫날밤을 치룬 것은 이준이 바보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인공수정을 염두에 둔적도 있었습니다만, 일년안에 일을 해결할수 없음을 알게되어
이 방법은 포기했습니다.


이준은 정관수술을 하기전에 이미 냉동정자를 보관해두었다고 설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정액은 드릴수있다.]라고 대답을 한것입니다.
황회장이 원하는 것은 후.계.자. 가 아니라 바로 아들이 정관수술을 푸는 것이 목적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후.계.자. 만을 원했다면 인공수정을 하였든 대리모를 하였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았을것입니다.

서영과 첫날밤을 치루게 함으로서 지연이 어떠한 존재였는지 다시금 인식시키고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했습니다.


아들이 잘못된 길을 가게되면 부모는 어떻게 해서라도 바른 길을 알려주고 싶어합니다.
황회장은 아들의 성격과 자신의 성격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악을 던져주고 부딪혀서 깨져서 아들의 아집이 깨어지기를 바란것입니다.



이게 플러스를 쓴 목적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진정한 가정을 주는 것. 말입니다.


해답이 되었나요? ^^
플러스는 늘 할말이 많은 글입니다.
몇날을 새어도 계속해서 할말이 생겨나고,
또 글을 쓰는 내내 등장인물들처럼 저도 치열했기 때문에 애착이 많이 간답니다.

정말 물어봐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동안 정말 근질근질 했습니다.




푱이가.



-------------------------------------------------

캐밴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풀어 주셔서.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으셔도 진정한 독자라면 금방 알아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빨리 다른 완결작품 만나보고 싶습니다. 훌륭한 작가의 글을 마주한다는 것은 큰 행복이니까요. [2004/01/09]

gotnrl  히히... 조금 모자라지만 저도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는데 왠지 시험답을 맞춘 것 같이 기분 좋으네요. 준이의 첫날밤 부분의 푱이님의 의도를 생각치 못한 부분이었는데.. 역시 글이란 쉬운게 아닌것 같아요. 다시 한층 더 기분이 좋아졌어요.  [2004/01/09]

석류  ^_^ [200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