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늘 알바생을 요 정도 수준으로만 써주삼. 나 이미 단골이지만, 한 번 단골은 영원한 단골이 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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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딩들인 아이들 나이 상 좋아하는 영화를 같이 보러가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늘 전체관람가 영화만 보기도 그렇고 해서 비디오 대여점을 자주 이용합니다. 애들이 서너 살 때부터 근처 비디오 대여점에는 우수 고객이었고, 종류 많고 신프로 잘 들어오는 대여점을 찾기 위해서라면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곳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기염;을 토해왔다는... ^^;;

어쨌든, 여태까지 겪어본 십여 군데의 비디오 대여점 중에서 이번 대여점이 제일 물이;; 좋습니다. 비록 관심있는 새 비디오가 모두 들어오지도 않고, 주말이면 좀 인기 있는 테잎은 모두 대여중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원래 주인은 저랑 비슷한 나이의 중년 여자분인데, 이 분은 가끔 밤에만 나오시고 주로 가게를 보는 것은 알바를 뛰는 젊은 남자애들입니다. (나이로 보아 절대 주인집 아들 아님. 혹시 조카일지는 몰라도.) 제가 젤 처음 이사온 3월부터 알바 학생(다들 풋풋해서, '총각'이라고 부르기는 힘듬;)이 계속 바뀌고는 있는데 어쩐 일인지 모두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애들이더라구요. 이사 오기 전의 대여점에는 모두 젊은 여자애들을 알바로 쓰더니... 아마, 알음알음으로 소개받아 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처음 본 알바생은, 키도 훤칠하니 크고, 어깨도 넓고, 늘씬한 체구를 가진 20살 초반의 남자애였죠. 이미지는 꼭 유지태를 닮았더라구요. 목소리도 무지무지 좋고, 말할 때는 어떻게나 상냥하게 말하는지...! (유지태씨가 그렇듯이 얼굴은 썩 미남 타입은 아닌데, 말하는 것이나 행동 등등을 볼 때 바람둥이일 것 같았음-.-;;) 큰넘조차도 저 오빠(?) 너무 목소리 좋다고 할 정도.

두번째 알바생은 유지태 비슷 군보다는 조금 키나 체구는 떨어지지만 아주 예쁜 얼굴이었어요. 흰 얼굴은 아니고 약간 까무잡잡한 형에 눈썹도 짙은데 얼굴 선이 가늘어서 약간 건방진 미소년형. 어떤 TV배우랑 많이 닮긴 했는데 제가  그 배우 이름을 잘 몰라서뤼...;; 다만 이 남자애는 손님들에게 좀 틱틱거리고 업무에 성의가 없는지라 그게 아쉬웠죠. 역시 한 한 달 쯤 있다 알바를 그만둔 듯 해요.

세번째 알바생... 장난스러운 표정의 흰 얼굴을 가진 안경 낀 남자애. (만화 오디션 본 분은 황보래용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대여점엘 가면 늘 만화책을 보고 있었고, 가끔 여친도 와서 일을 도와주더군요. 친절하고 귀여운 스타일이라, 비디오 대여할 때 도움말을 잘 줬어요.

그 뒤에는 안 그래도 정신 없는 이 아지매가 헷갈리도록 이 남자애 저 남자애가 오락가락하더니(아마 알바는 한 녀석이 계약해 놓고 친구들끼리 돌아가면서 대여점을 봐준 게 아닐까 싶음) 최근 마지막 남자애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사온 지 다섯 달 만에 알바생이 네 명이었다니 원래라면 좀 짜증이 날 수도 있었을 거에요.(주인도 주인이지만 카운터 보는 사람을 잘 사귀어야 새 영화도 잘 챙겨주고 등등...^^;;) 근데 눈이 즐거우니 뭐 별 그런 생각들도 안 나더라구요.

실은 빨간모자의 진실을 진작부터 보려고 맘 먹고 있는데, 집 앞 말고 도보로 오 분 정도의 대여점에 이게 있는 걸 알고 있지만 좀처럼 가지질 않네요. 왠지 거길 가면 집 앞 대여점-이라기 보다는 미청년들-_-;;-에 대한 신의(?)를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든달까요? 덕분에 이사온 후 죽 해오던 대로 주 2회이상 집 앞 대여점에만 가고 있습니다. 헐...

덧; 나이가 드니 사람이 점점 뻔뻔스러워져요, 호호; 하긴 30대말이 되면, 20대초반의 아가;들은 이미 이성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스크린 쯤으로 비치게 되니 그런가 보다 싶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