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가 더 사랑했을까, 혹은 누가 더 맹목적이었을까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든 영화.

...영화는 물론이고 비디오로 나온지도 꽤 되었는데 이제야 봤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주연인 히스 레저와 제이크 길렌할, 둘 다 아직 30이전인 풋풋한(?) 나이더군요. 그런데 히스 레저는 왜 그렇게 중후;해보인 건지...ㅡ.ㅡ; 많이 본 인물이긴 한데, 기사 윌리엄에서 나왔다는 것을 사진을 몇 개 보고서야 기억해낼 수가 있었습니다.

둘 다 연기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터넷 어디에서 이 영화를 '절제의 미학'이 있는 영화라고 써놨던데 정말 그렇더라구요. 로키 산맥의 일부인 브로크백마운틴의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림 같고, 두 남자들은 카우보이답게 말을 별로 하지 않지만 오가는 감정의 미묘함이 느껴집니다. 화면도 와호장룡의 감독이 지휘한 영화답게 굉장히 조용하고 깨끗하구요. 저만의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남자의 나체조차도 그저 자연 풍경의 일부 같더군요. ^^;;

또 하나 느낀 건, 사랑의 속성이란 게 어쩌면 이렇게 이기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주변에게 마땅히 지켜야할 예의도 모르게 되고, 힘들고 괴로운 상황이 오면 정말로 파렴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인지도요.

에니스도, 잭도 도덕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들의 사랑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겠죠. 불륜의 경우 이혼을 하고 다시 사랑하는 상대와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동성애, 특히 텍사스나 와이오밍 같은 보수적인 지역의 보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의 동성애는 도저히 생활이라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겨운 투쟁이 되었을 거니까요.

이렇게 보면, 조건 맞춰서 보는 선이라는 것의 안정성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지만 그래도 또 사랑은 그런 게 아니겠죠. ^^;;

그나저나 제이크 길렌할, 눈이 정말 예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