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잡는 심권호″ 솔직·소탈 해설에 인기폭발
[국민일보 2004.08.27 20:50:07]
        


“정지현 선수 1분만 참기. 우리가 잘하는 1분만 참기. 화이팅∼와∼앗싸∼!!!. 나지리안! 이제 너는 은퇴죠."한국 레슬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체급 석권을 이뤄낸 심권호 코치가 이번엔 소탈하고 배꼽잡는 해설(SBS)로 온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레슬링 대표팀의 ‘비밀병기’인 정지현(21·한체대)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따내던 27일 새벽(한국시간). 인터넷은 ‘심권호 어록’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 어록은 한국이 금메달을 철썩같이 믿었던 55kg급 임대원 선수편부터 시작한다.

예선에서 상대방이 임 선수의 손가락을 물고 아닌 척하자 심권호 해설가는 “임대원 선수가 자기 손가락을 물었겠냐”며 자신의 일처럼 흥분했다.

또 대표팀 선발전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자신을 꺾은 임선수가 최종 예선에서 러시아 선수에게 0-3으로 패하자 심 코치는 “러시아 선수는 내가 지금 나가 싸워도 이기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심권호 코치의 해설이 반말과 막말이 섞여 있어 귀에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현장에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치고 흥분된 마음이 그대로 묻어있어 훨씬 더 좋다는 반응이다. 심 코치의 코믹 해설은 금메달을 따낸 정지현 선수의 경기에서 재미를 더했다.

정 선수가 상대방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심판이 오판을 하자 “안한봉 감독님! 당장 매트위로 올라가세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상대방 감독이 경고를 받는 장면에선 “저거 그냥 내보내 버리죠”라며 속마음을 그대로 전달해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정지현 선수가 4강에서 올림픽 2연패의 나자리안을 만났을 때 해설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정 선수가 나자리안의 손을 몰래 잡자 심 해설가는 “네 좋아요. 지금 심판 안보고 있어요. 저럴땐 저렇게 잡아야돼요”라는 멘트를 날렸고 안 감독이 흥분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자 “안한봉 감독님. 빨리 들어가세요. 퇴장당합니다”라고 긴박하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정 선수가 난적 나자리안을 이기자 “파이팅! 와∼아싸∼ 나자리안, 이제 너는 은퇴죠”라고 마지막 멘트를 장식, 보는 사람을 모두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정지현 선수와 쿠바 선수의 결승전.

쿠바 선수가 자신의 발목을 잡고 눕자 심 코치는 “저거 꾀병이죠. 저도 많이 해봤는데요”라며 솔직하게 말을 던졌고 아나운서가 심 선수도 많이 해봤냐고 묻자 “아주 간간이 했다”며 슬쩍 꼬리를 빼기도 했다.

정지현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아나운서가 “우리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습니까”라고 환호성을 지르자 “네, 5일 됐습니다”라는 심 코치의 멘트는 두고두고 네티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인터넷뉴스부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







너무 웃겨서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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