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 이름 붙이기는 너무 거창한
가을덕수궁을 다녀왔습니다.
지인이 [광무대 전통상설공연]을 같이 가보자고 제안해 주셔서
일찍 집을 나서 가을 덕수궁에 먼저 들렀습니다.
11월임에도 날씨는 가을답지 않게
너무 더운 날이라서 -원래 11월은 일조량이 가장 적어 우울한 달이아니었던가?
덕수궁의 단풍도 반은 파랗고 반은 알록달록한 기이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들 어릴때 시립미술관 열심히 데려다닐때 이후 정말 오랜만에 덕수궁을 가 보았네요.
서울이라 그런지
정말 가는 곳마다 사람, 사람, 사람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돌담길에도 어디에도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덕수궁 건너편 서울도서관 마당에
야외도서관이라 꾸며놓은 자리에 잠깐 앉았다가
빈대주의보가 생각나서 벌떡 일어나
근처 청계천까지 걸었습니다.
내친김에
유명하다는 광장시장 마약김밥도 먹어봤습니다.
요즘 시장 골목에 대해 내내 생각하고 있었는데
좁고 좁은 시장 골목에 꽉 찬 사람들
특히 어떤 집은 텅텅비고 어떤 집은 좁은 노상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사람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7시 공연에
정가를 감상했는데
저는 정가를 이해하기엔 - 서민 핏줄이 강한 모양입니다. - 많이 모자라서
한시간 공연동안 알아들은 가사는 지국총 어사화 밖에 없었답니다.
하루종일 거의 2만보를 걸었습니다.
함께 가주신 분과 아주 좋은
가을답지 않은 가을을 즐기고 왔습니다.
푱이가
dupiyongstar@naver.com
덧- 어떤 가을을 지내고 있으신가요?
신랑이랑 연애시절에 가을 기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ㅠ.ㅠ
그 전 해 가을엔 무엇을 했는지 어떤 옷을 입었었는지도 기억이 나는데 말입니다.
궁궐에서의 알흠다운 가을날 하루 보내셨네요.
저는 수도권에 안 사니, 5대 궁궐을 언젠가 다 가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도 이룰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창덕궁은 가 봤고 예약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원에도 들어가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만...
덕수궁은 조선 후기에 제일 많이 사용했던 궁궐이고 요즘 궁궐들을 모두 한창 복원 중이라고 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습니다.
덧) 저도 연애할 때 가을 기억이 잘 안납니다. 제일 기억나는 가을들은 청소년기 여학생 때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