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운동회를 했습니다.
김밥도 싸고, 샌드위치도 싸고, 유부초밥도 만들고
시원한 물 한통에, 얼음도 넣고, 수박도 잘라넣고.
아이스박스에 바리바리 싸 들고는
아침부터 부랴부랴 학교에 갔습니다.
혹시라도 달리기를 놓칠새라 갔더니
때맞춰 달리기를 하더군요.
아, 우리 딸.
엄마 닮아서 운동신경 제로인 울 딸은
꼴찌로 들어오면서 눈물을 펑펑 쏟네요.
- 그 심정 압니다. 나는 죽을 힘을 다해서 뛰는데 앞에 가는 아이는 따라잡을수 없는 ㅜ.ㅜ
우는 얼굴 한번 찍어주고...
땡볕에 그늘은 좁고,
네모돌이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으니 신기해 했지만
이내 짜증이 납니다.
결국 이천원짜리 칼을 하나 사줬더니
너무너무 좋아하네요.
-머스마라 그런지.. 늘 칼싸움 하고 싶어하고 그러네요.
자꾸만 유모차에서 내려 돌아다니고 싶어하지만
한번의 가출 전적으로 절대 안돼...를 외쳤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조그마한데, 아이 하나당 부모가 참석했으니
운동장은 사람으로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난리더군요.
콩주머니를 사갖고 갔는데, 언제 하려는지.. 시간이 참 더디게 갑니다.
결국 네모돌이를 데리고 몇번이나 왕래하다가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미리 그늘이 될만한곳을 찾아 자리를 깔아놨는데
딱 그늘이 되더군요.
이때부터 네모돌이는 몸부림을 칩니다.
울보 보라에게 밥만 먹이고, 슬러시 사 먹으라고 오백원 쥐여주고
전 그 많이 싸간 도시락은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다시 주섬주섬 싸서 돌아왔습니다.
아, 오늘 운동회 하기엔 날씨 정말 안 좋네요.
자기 아이들 사진 찍으러 자꾸만 운동장으로 들어가려는 부모님들.
쩝.
볼썽 사납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