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전 이런것까지 딸아이에게 특훈을 시켜야 할 날이 올줄
정말 몰랐습니다.

딸아이 반에 요즘 한창 공기놀이가 유행처럼 번졌답니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공기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끼고싶은 보라가 구경이라도 할라치면 보지도 못하게 하나봅니다.

잘하는 아이들끼리 심도있는? 공기놀이를 하고 싶어서인가 싶은데
그래도 구경도 못하게 한다니 보라가 많이 서운했나봐요.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는군요. 말을 걸어도 아는척도 대답도 안해준대요.)


남자아이들은 내내 느림보(달리기 못한다고), 울보(너무 잘 우니깐...) 기타등등의 별명을 불러대며 놀리기만 하고
심지어 제가 짜준 옷을 입고 가서 자랑을 하면
증거대봐! 라는 말까지 하나봐요.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다른 반 아이도 정글이라고 놀리고 간다는군요.
- 그게 다 너가 좋아서 하는 소리다 라고 해도 믿지도 않아요.
심지어 남자아이들이 너를 놀리면  나한테 관심있지? 라고 대꾸하면 남자아이들이 더이상 안놀릴꺼야 하고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남자아이들은 [아니, 어쩌라구?] 공격으로 되돌린대요.

옆짝아이는 보라를 놀리다가 보라가 대꾸를 하니깐
왕따를 시켜버리겠다고 했다는군요.

아이들이 자기와 놀아주지 않자 짜투리 시간엔 도서실에 가서 책을 보고 온다는군요.

집근처에 사는 아이가 한명 있는데
그 아이랑 놀지 그러냐 했더니, 그아이는 공기를 잘해졌기 때문에
공기파에 어울려서 논다더라구요요.

보라는 자기가 왕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보라의 일방적인 시각이라 자세한 상황은 알수 없지만
꾀도 없고, 눈치도 없고, 코치도 없고 운동신경도 없는 보라가
아이들 사이에서 꽤 치이나봅니다.


그래서 며칠전부터 공기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보라는 공기돌을 집어 던지면 이쪽 저쪽 사방 팔방으로 날아가더라구요.
문짝에 맞고, 머리에 맞고 할머니 콧등에도 맞고...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못하더라구요.

우선은 공기돌 던져서 받기부터 연습중입니다.



덧-


나 선생. 이 사태를 어째 해결해야 할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