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몇해동안
낭군께서 제 생일을 깜빡깜빡 한 고로
제대로 된 선물도 받아 본적도 없고,
다른 날과 그냥 비슷하게 지내왔습니다.

올해도 미리부터 뭐가 필요하다고 귀뜸을 해줬는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가 싶더니
어제밤에 케익과 서른*송이 장미를 사들고 들어왔네요.

저녁밥을 하다가 들어온것을 봤는데
괜히 입가가 실룩실룩 해지더라구요.
-결국 제가 필요하다는 선물은 없었지만요.

저녁상 다 치우고
꽃값을 얼마를 줬냐고 물었더니
삼만*천원을 줬다네요.

결국 한송이에 천원씩.

아.. 아까워라.
꽃은 먹을수도 없고, 즐길수도 없고...
버릴때는 애물단지고..

담해부터는 저 돈 들여서
(나이가 많아지니.. 꽃값도 많아질테니깐...)
자질구레한 것이라도 좋으니 금으로 사와.

팔찌, 반지, 귀걸이..등등등
그건 그래도 남는 거잖아.

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건성으로 대답하네요.

보라한테는 강매로 안마 쿠폰을 발행 받았습니다.
넌 아무것도 안해????
얼른 뭐라도 햇!!!!

결국 안마쿠폰 열장 만들테니깐.. 도장 찍엇!!!
해서.. 열장 받았습니다. 호호


저녁엔 근처에 대게 집으로 갔습니다.
평상시엔 고가일것 같아 군침만 삼키면서 지나다니던 집에
큰 맘먹고 갔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게 때문에 네모돌이는 신기하다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다가 낭군에게 혼났습니다.

미역국은 시어머니가 끓여주셔서 먹었구요.
-아, 미역국! 정말정말 싫어하게 된 음식인데....


휴일인데 아침부터 몇군데의 택배 회사가 다녀갔습니다.

포장을 풀때마다 보라는
-또 엄마꺼만 오고....
입이 쭈욱 나와서 투덜거립니다.

네모돌이는 그저 개봉식이 좋아서 옆에서 풀쩍풀쩍 뛰어다니구요.
그러다 빈 박스 하나 얻으면 신나서 그걸로 장난감을 만들어
놉니다.

어머니는.. 매번 이번엔 도대체 누가 보냈냐?
라고 물으시는데...
뭐, 누구라고 하시면 아신답니까????

이 사람은 작년에 무엇을 보냈던 사람이고,
이사람은 또 어느때 무엇을 보내주었던 사람이고...
등등등...

설마.. 제가 사서 보냈을까? 란 생각이 잠시 들어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었지만....  
저 한구석으로 보류.


축하해주시는 덕분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잡념도 많아지고, 구질구질한 한탄도 많아지는데....
이렇게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그동안 잘 살아온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