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네모돌이는 주방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하루종일 주방 근처에서 뒤지고, 꺼내고, 두드리고
싱크대 아래칸은 대부분이 비어 있거나,
테잎으로 밀봉 상태이거나, 아니면.. 하도 건드려서 덜렁거리는 상태입니다.
밥이라도 차릴라치면
일등으로 달려와
까스렌지 작동법을 유심히 지켜보고,
제가 하는 양을 열심히 관찰하면서 참견합니다.
가장 좋아하는것이 그릴에 불이 켜지는것입니다.
제 키하고 눈높이가 딱 맞아서
그릴에 불을 켜 놓으면 거의 달라 붙다시피해서
그것을 구경합니다.
혹 데일까봐 몇번을 밀어내어도, 심지어 발로 엉덩이를 걷어차도
꿋꿋하게 다시 메달려 불구경을 한답니다.
밥솥을 신기해 하더니
무려 밥솥 두개를 아작내 버렸습니다.
밥솥 위에 올라타 앉기. 밀고 다니기 등등
못살겠다던 밥솥이 나름대로 사망선고를 내버렸습니다. ㅜ.ㅜ
밥상을 펴면 제일먼저 위로 올라가고,
접시를 상위에 올려놓으면 젓가락으로 모든 반찬 검열을 합니다.
-막상 상을 들고 내가면... 온 접시의 반찬이 헝클어져있죠.
밥을 먹을때도
밥 한숟가락 먹고, 밥 상 주변을 한 바퀴 달려오고,
또 한 숟가락 먹고, 밥 상 주변을 한바퀴 달리고...
물컵 두개를 나란히 놓고 물을 이쪽 컵으로 부었다가 저쪽 컵으로 부었다가
물 옮기기를 열심히 실행하죠.
밥을 한번 먹고 나면..온통 난장판이 된답니다.
그래서 밥상을 치울때
물병은 네모돌이 몫입니다.
무거운척 끙끙 대면서 물병을 가져다가 냉장고에 넣는 작업까지 혼자서 합니다.
밥 먹고 돌아서면 바로 우유 한통 먹고..
네모돌이는 하루종일 먹습니다.
이렇게 정신없는데, 시어머니께서는 네모돌이는 참 순하다고 칭찬을 하십니다. -.-;;;
저의 하루는 네모돌이와 전투로 정신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