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4/06/07 09:31



보라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머리 감는것입니다.

머리는 길어서 혼자서 감을수도 없고,
감는 동안 샴푸가 눈쪽으로 흐르고, 물이 흘러서 코가 맹맹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머리 감는 날은 거의 공포?에 가깝답니다.

언제나 오늘은 머리 감아야 해. 하고 말을 하면
왜에 ~ 하고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머리가 떡되었네. 떡해먹어도 되겠다. 하고 대답해줍니다.

그제는 이라이자 머리까지 하는 바람에
스프레이에 각종 미용재료를 머리에 발라 놓았기때문에
학교 가기 전날에 깨끗이 감아야 합니다.

아빠랑 친구들 만나러 갔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전쟁처럼 급하게 머리 감겨 주려고 하는데,
옷을 벗고 욕실에 들어온 보라가
떡 머리~ 떡 머리~ 떡 머리~ (타령조에 맞추어서)
노래를 부릅니다.

우리집 떡머리에 얽힌 전설이었습니다.

조촐하게 돌잔치를 치뤘습니다.
친인척들만 모시고 하려고 했는데,
남편 회사분들이 단체로 와주셔서 시끌벅적한 잔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구민이가 잡은것은 두더지 잡기에 딸려있는 방망이.
저는 판사봉이라고 불렀습니다.
판사가 되던지, 국회의사당으로 가던지.(이건 쪼매 별로이지만)

다시 해보자고.. 방망이를 내려놓으니,
전광석화와 같은 몸짓으로 볼펜을 잡더니 쌀을 찍어서 입에 넣습니다.
그리곤 다시 달려들어 쌀그릇을 결국 업어 버렸습니다.

남편 왈.
-여기서도 식탐이 나오는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