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할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집에 두고,
아이들만 데리고 택시를 타러 나가면서
보라에게 이것저것 심오한 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보라가 지나치게 순진하여
이상한 놈들이 꼬일까봐 심히 노심초사


나- 혹시 아저씨가 컵 떡볶이 사줄께 아저씨랑 저기 가자! 하면 어쩌지?
보라-난 컵 떡볶이 싫어요.

나- 그럼 딱지 사준다고 하면?
보라-난 딱지도 싫어요.(버럭한다.)

나-음! 그럼 인형 사준다고 하면 어떻할꺼야?
보라-인형도 싫어요.

나- 보라야 그런 아저씨가 와서 손 잡거나 그러면 확 깨물어 버려.
      피가 나도 괜찮아.
      그런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들이야. 경찰 아저씨한테 얘기해야해.
보라- 그럼 그 아저씨가 나 때린다하면 어쩌지?


나- 그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니깐 무조건 큰 소리로 싫어요. 그래야하고,
      깨물어도 괜찮아.
보라- 엄마 근데 조금 헷갈리는게 있어.

나-뭔데?
보라-아저씨가 예쁜 가방을 사준다 그러면 어떻게 하지?
나 -.-;;;; (이 무신소리냐? ) 그 아저씨가 너 가방을 왜 사줘? 엄마가 있는데 (버럭버럭;;)


보라 말이 얼마전에 동네 놀이터에서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었답니다.
문제의 이쁜 가방을 사주겠다는... (순간 간이 얼마나 철렁했는지...)
그래서 보라는 싫다고 했대요.

그런데 얼마후엔가 그 아저씨가 다른 아이에게 접근
그 아이가 좋아할만한것을 알아내어서 그 아이에게 사준다고 했다네요.
그런데 그 아이는 좋다고 대답했대요.
보라 생각에 그러면 안되는데...  어떻하나?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 아이는 잠시 후에 싫다고 했다네요.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있답니까?
무서워서 아이를 놀이터에도 못 내보내겠습니다.
그 아저씨의 인상착의를 제법 집어내는데..
아무래도 그 놀이터 주변을 감시해야할것 같습니다.


요즘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음란 싸이트 운영을 한다고 하기도하고,
음란물을 보고, 더 어린 여자아이들을 성폭행도 한다는
무섭고 무서운 세상이라서,
딸아이 키우는 엄마의 마음은 근심걱정입니다.

제발 어른들이라도 먼저 정신을 차리세욧.

성매매 금지법이 발효되었다고 하는데
실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성을 살 곳이 없어진 정신 나간 남자어른들이 더 어린아이들쪽으로
손을 내밀까봐 두렵습니다.




보라는 밤새 열이 올라서 끙끙 앓았습니다.
낮에 플레이타임에 데리고 가서 놀렸더니, 이제껏 시험준비한다고
이래저래 볶인 것의 피곤이 한꺼번에 왔나봐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서 밤새 해열제를 두번이나 먹었고,
병원 문 열자마자 주사를 맞혀서 일단 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래도 제법 버텨서 마지막 수업시간쯤에 전화가 와서 데리고 왔습니다.

지금은 기운이 없어서 늘어져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학교를 왜 가야하는지 이유를 아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가더군요.

이렇게 이쁜 아이들을 나쁜 상대로 생각하는 어른들은 다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