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선 작가는
소설가를 꿈꾸는 문창과(비슷한 과) 출신 그냥 사람이었습니다.
거대 문고에서 일을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고 하네요.
이런 저런 비정규직 일을 떠돌다가
어느날 도서관에 -이 역시도 비정규직- 취직을 하게 되었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라는 책을 독립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에 독립출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을때이고.-
소설이 아니라 본인이 겪은 일과 업무에 대해서 담담히 쓴 글이
나름 호응을 얻었고
내친김에
[도서관의 말들]
[상호대차]까지 도서관 시리즈를 낸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읽은 것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사서 실무]와 [상호대차]였습니다.
그리고 제목의 저 책 [나의 비정규직 노동담]으르 펴냈는데
저는 이 책이 참 좋았습니다.
강민선 작가의 친구가
소설보다 에세이가 훨 잘 어울린다고
맨날 어두침침한 소설만 쓰다가... (뭐 대략 이 비슷한 이야기를)
이 책의 적당히 밝고 담담히 서술하는 분위기가 훨 좋다고 했다고 하네요.(이것도 역시 이 비슷한 어투로)
대학생 시절 알바부터
꾸준히 비정규직으로 일한 이야기를 담담히 썼는데
저는 꽤 좋았습니다.
특히나 작가의 저 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작가가 일하고 있던 도서관에서 [김영하]작가를 초대하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민선 작가도 그 행사에 응모를 하여 간신히 참여하게 되었는데
몹시 설레는 그날 일찍부터 준비하고 집을 나서면서
몇번이나 본인이 낸 책을 가방에 넣어갈까 말까를 고심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책을 두고 그 이벤트장소로 갔는데
오픈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이상하게도 뒤숭숭해서
집으로 달렸답니다.
헉헉 달려서 본인의 책을 다시 챙기고 제 시간안에 [김영하 ]작가를 만나러 도착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 행사가 다 끝나고 싸인 받는 시간에
본인의 책을 들고 김영하 작가에게 주었답니다. (거기다 싸인해달라고)
김영하 작가의 손에 다 찰 정도의 작은 책이 부끄럽기도 했는데
김영하 작가가 본인도 싸인을 받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젠틀하게 말을 했다고합니다.
그 장면이 머릿속에 너무 그려져서
남자의 큰 손에 잡힌 작은 책이 부끄러웠던 마음과
그래도 내가 낸 책인데, 나도 작가인데 하는 마음으로 책을 건넸던 마음이
너무 손에 잡혀져서, 또 너무 이해가 되기도 해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이 부분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2018년에 첫작을 냈는데
이후 출간 속도가 빠릅니다.
벌써 꽤 여러권이 나왔습니다.
아이디어도 다양해서 한강 다리 건너는 이야기도 있네요.
아마도 작가가 작가와 가장 잘 맞는 글 쓰는 방법을 알아버려서 인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동안 김훈작가의 칼날 같은 문장이 좋았습니다.
읽기엔 감정의 피로도가 높아 몇번이나 쉬면서 읽어야 했지만
이빨 몇개를 날려먹을 정도로 몰입하며 썼던 칼의 노래가 좋았고
그 날카롭게 갈려진 문장도 좋았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김훈 작가가 온다고 하여
저도 보라를 데리고 가지고 있던 김훈 작가 책을 들고 갔습니다.
가는 길에 보라에게 김훈작가의 칼의 노래가 얼마나 좋았는지
얼마나 독자로서 기운을 빼게 했는지 말을 했는데
정작 보라는 김훈 작가 강연내내 졸아버렸습니다.
-아, 어찌나 서운하던지...
엄마의 감정을 쪼끔만 공유좀 해주지... 뭐 이런 마음이었던터라......
지금은 [칼의 노래]의 좋았던 기억만 갖고 있습니다.
두번 보기에는 너무 힘든 책이라...
[소년이 온다]만큼 감정의 소모가 심한 책이라....
그냥 책꽂이에 모셔만 두고 있습니다.
푱이가
덧-
저는 제가 쫌 이성적 인간 인줄 알았습니다.
이과생이기도 해서 이성적이라 자칭했는데
요즘 보면 저는 굉장히 감정적 인간입니다.
주술?도 의존하고
(이건 때마다 절에 인등과 삼재소멸등을 다는 정도의 행위
혹은 오늘의 운세를 확인하는 행위
혹은 오늘의 행운의 색을 속옷 또는 팔찌로 꼭 착용하는 행위등)
인과응보를 믿고
복 혹은 덕을 쌓는다 역시도 맹신하고 있는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자각하고 있습니다.
몹시 예민하고 감정적인 인간이로군.... 하는
연약한 인간임을 다시금 자각 하고 있습니다.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아, 좋아요.
dupiyongstar@naver.com
저도 주술에 의존해요.ㅎ
우리집에 방문했던 분들은 한 번씩 다녀간 동네 작은 절이 있는데
포근하고 너무 따뜻한 기운이 좋아 항상 처음 온 사람들 데려가곤 합니다^^;;
물론 매년 인등도 달고 있고요..ㅋㅋ
요즘 나이가 드는건지 아님 원래 그랬던건지?;;
너무 감정 소모가 많은 건 기피하게 되더라구요.....
자연스레 그냥 밝은 작품을 읽게 되더라구요.
아침 저녁으론 가을인가? 싶을 정도로 선선하니
바람에 제법 찬 기운이 느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