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록흔 : 재련본 3권' (부제 : 달무리에 스민 호수)


사건과 사건들은 하나가 완결된 듯 싶다가도 그와 얽혀 그 무엇도 소홀히 가벼이 허투루 다뤄서는 안되게끔 만드는 이야기의 전개.

가상의 나라 '황룡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때로는 피부가 오슬오슬 그리고 오도독 뭔가가 솟게끔 만드는 사건 면면에 또 '가상국'이 아닌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그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일들로 느끼게 하는 생생함까지

기존판 '암행' 부분에서 '칠고랑님~ 칠고랑님~'하고 애주와 친우들이 미래의 낭군을 보려 애쓰던 장면에서 덥썩 넘겨집고 '암행' 부분이 새로운 소제목을 달고 나온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처음 도입부만 기존판 '암행' 부분에서 가져간 것이고, 재련본 3권을 보니 '암행'이라는 소제목 그대로 에피가 엮여가고 있었더랍니다.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세태를 반영한 듯한 에피들... 멋을 위해서 살아있는 생명을 마구잡이로 포획하거나 모범을 보여야하는 사회지도층이 오히려 모범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가족 이기심을 보이는 안하무인함을 빗댄 에피들.... 그러한 모습들도 연상되는 책 읽기였던 3권.

또한 기존판에서도 좋았던 부분들이지만 조금 더 친절하고도 그 느낌을 음미할 수 있게 새롭게 다듬어져서  나온 이야기들...

기존판에서 황제로서의 위치가 더 크게 다가왔던 - 물론, 그 속에 남자로서 정인으로서의 마음도 표현을 했지만 - 가륜이 여기서는 어쩌면 저리도 부드러운 표현으로 부드러운 몸짓으로 록흔이를 대할 수 있는지 봄기운이 곳곳에서 풍겨나왔답니다.

지나치게 말랑말랑하지 않으면서 그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말하는 품에서 록흔에 대한 애정이 솔솔 풍기는 모습하며... 마음이 더더욱 스르륵 풀려나는 재련본 3권이었지요.


1, 2권 보다도 새로운 에피가 많이 늘어난 3권.

염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가 돈도 안 받고 록흔에게 강권해서 준 아름드리 붉은 천은.....

놀라운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록흔과 부접들... 그리고 한시라도 록흔과 떨어지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의 사랑에 빠진 가륜의 모습

마음이 먼저 알고, 말 위에서 함께 앉아서 바투 닿은 등과 가슴으로 알고, 또 '진 화무와 이 선'의 아픈 사랑을 빗대어 자신이 록흔의 정체를 알게 되었음을 표현한 가륜의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지요.

눈으로 그녀가 남자가 아닌 것을 앎이 아닌 '마음'에서 먼저 스며나오는 사랑이랄까요.

이설을 찾아온 그... 가륜과도 엮여있고 느물느물 외숙 왕산청과도 엮인... 진양후 '범산'의 등장도 예의주시할 부분인 듯 싶네요.

엽소단도 물리치고, 테스트인 듯 무엇인 듯 살짝 찔러댄 '범산'의 태클도 물리친 우리의 '가륜'
- '이 사람 또는 내 사람'이라 다른 이에게 록흔을 칭하는 가륜이 어찌나 멋지던지요.  ㅎㅎ

기존판에서 제 할 몫을 조금 못하고 (ㅎㅎㅎ) 들어간 듯했던 '산청'이가 이번에는 제대로 일을 쳤네요.  그러나.... 네 사람이 아닌 걸 탐하면 그 마음 쓰림과 아픔이 더 크다는 걸 재련본에서는 '산청'이 더 깨닫게 되겠죠?

새로운 에피들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더더욱 감칠 맛을 더하고 있는 '재련본' 저는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면서 그 만족감이 더해지고 있답니다.

흐물흐물이 아닌 옹골지면서도 록흔에 대한 사랑이 애잔하고도 아름답게 표현되는 가륜의 얘기를 잘 보시면 그 느낌이 남다르실 거 같아요.  

기존판 좋았지만 재련본을 보며, 기존판에서 조금은 못내 아쉬웠던 부분 부분들이 채워지는 듯한 충족감이랄까요.  


앞으로 '산청'의 느물느물의 끝은?

이설을 찾아나선 '범산'은?

그리고 태풍의 핵이 될 듯한 후궁 '은미랑(소현)'은? <- 얘가 제일 신경 쓰이네요.  


기존판 2권

13장  암행    14장  인호


재련본 3권 (기존판 2권 83~216페이지 분량 그리고 새로운 에피들)

17장  투영    18장  연환    19장  암행    20장  단애    21장  인호    22장  퇴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