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이설(釩 灕 雪) ... 1권
『설은 범산을 돌아다보았다.
몸만 탐하면 될 것을 마음이야 죽든 살든 무슨 대수라고. 어쩌면 처음부터 앗겼을지도 몰랐다. 이미 제 것이 아닌 것을. 그녀는 옥설 위로 손을 올렸다. ......... 그리고 '도(桃)'자가 얕게 피었다.
<복숭아 주시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요.> ... 이설 _ (p.409) 』
『은애니, 사랑이니, 사모니, 그따위 연한 것들을 바라지 않는다. 어딘가에 있겠지만 내겐 소용될 곳이 없어." _(p.302)
"혼자 숨어 울지 마라."
"넌 내 꽃이다."
"사위지도 시들지도 마라, 알았나?" _(p.330)
"처인든 첩이든 가릴 것 없이, 이설."
"너는 내 곁에 있어야겠다. 섦더라도 운명으로 받아들여." ... 범산 _(p.410)』
...... 범이설 1권 中
널리 獅子吼(사자후) 일갈 할 듯 표한히 대찬 사내
흐드러이 너울지는 다홍빛 고운 복사꽃(桃花) 아래 달빛 가려 수줍은 듯 숨은 눈꽃(雪花) 하나 보았다지,
보얗게 고와 아련타 무름한 곁눈을 주었더니 어느새 스며들 듯 사분사분 쌓이고 쌓여, 곁없다 하던 이의 마음잔에 소복히 가득 차다.
범(釩) ... 스치듯 지나치는 인연인 양 털어내려 했더니
이(灕) ... 가을비 젖어들 듯 가랑가랑 옷깃에 스며 가슴에 매양 닿아
설(雪) ... 눈꽃을 그예 피우는구나, 달빛 닮아 흐리마리 아련한 아가씨야......
설웁다 우지 마라, 겨웁다 사위지도 마라..
네 설어 울면 닿지 못해 죄어잡은 못난 내손 저릿하야 속이 홧홧해지고
네 겨워 사위면 놓아주려마 약언이라도 할까 심상(心狀)이 아득하니 갈앉는단다
그러지 마라... 아리지 마라...
내 이리 탐스런 도화(桃花) 하나 따 너에게 줄 터이니
고운 양볼 도화빛 물들여질새 맑지게 미소 지어 주려므나.
마음 잃어 성마른 이는 그거면 된다.
마음 좇아 갈급난 이는 그거면 된단다. 우선은……
자분자분 들려주는 말씀 풀어볼짝에... 『해언(解言)』
범이설(釩 이 說) ... 2권
『결코 사모한다 말하지 않을 터였다. 사랑을 믿지 않는 저분께 납득시키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해 없으면 지겠기에 해를 바라보기로 했을 뿐. 연모하되 마음을 바라지는 않기로, 그것이 그녀 나름의 방어였다. ... 이설_(p.111)
"제게만 어려운 줄 알았어요." ... 이설
"한 지아비에 한 지어미, 네 무지개였던가?" ... 범산
"진혼례 치루셔도, 후작님." / "저는 곁에 있을게요."
"지조는 본디 한곳으로 향하는 것이라지요. 제가 지닌 것은 후작님께 이미……." ... 이설
"무지개를 쫓아 보지."
"너로 인해 흥미가 생겼다." ... 범산(p.334-6)
"하나의 오직 하나." ... 범산
한 지아비의 한 지어미. 제가 울며 하던 말이다. 이설은 힘없이 고개를 젖혔다. 범산이 진묵으로 응시해 그녀는 눈으로 끄덕였다.
"따를 텐가?"
"나만이다." ...범산 _(p.392)
"소녕."
하늘 있는 곳, 소천(所天), 또 다른 하늘이 있는 곳, 소녕(所䆨). 전에 없던 호칭이었다. 범산만이 불렀으니 뉘도 듣지 못했을 바이기도 했다.
"너를 땅이라 여기지 않는다. 내 곁의 하늘이니 " ... 범산 _(p.443)』
...... 범이설 2권 中
이설, 달님의 피를 이어 달금한 향혈(香血) 우련 품어 설은 꽃.
범산, 부신 햇살 품은 빛칼 같아라, 어연번듯 기세 드높아 표표히 대찬 이에 눈에 드니.
손탈까, 마음탈까, 뉘 아는 건 불가하다 바투 죄어치는 그니를 알아,
마음없이 몸만 달라하라 맵차오니 눈 매워 마음 매워,
효한하니 두렵건만 갈쌍갈쌍 눈물 배인 눈가에 그의 다숨이 일어
강건하니 묵직만 하다 달리 드그러움없이 살피는 품새에 가슴 우둔히 뛰어
현(검을 현/玄)빛 그득한 깁에 오롯이 쌓인 달아씨,
햇살(햇살 현/晛) 머금은 듯 어언간 다사로이 마음마저 데워져 애틋한 예 있으리까... 하노라.
범... 범접키 어려운 이라 버겁다 싫다 도리질부터 했다지요.
이... 이율배반이라, 그니는 아니오. 저는 아니오. 아니다 아니다 하다보니 그러할까만. 어언간 싫음이 아니었더이다.
설... 설움인 줄만 알았던 그니가 설렘이 되어 제 속에 움을 트더라.
한번 마음 일어지니 애움(愛萌)이련다 기우는 걸 뉘라 말리리까.
그니를 담다 담다 제 마음잔이 넘치고 넘쳐 달 이울 듯 버거웁다 떨쳐 비워 보려하오, 한들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고 제 마음잔은 매양 찰랑찰랑 바이없더라....... 전하리니.
은애이련다, 마음 스며 너울지는 이는 그리하면 된다 하오.
사모하련다, 마음 닿아 일렁이는 이는 그러하면 된 게다 하여이다. 지금은.........
봄빛에 고운 내 도화빛 임이 돌아왔다, 그리 전하라...『회도(回桃)』
해님이 표표정정 불러 전해 주더라
달님이 사분사분 새겨 들려 주었더라
연(蓮/연꽃)이 불러 아련하니
연(戀/연인)이 새겨 매오로시 애틋이 바라던
연(緣/인연)이 예 있었노라고
저 없는 것이라 하여, 강샘 부리듯 잔독하게 삿된 것들에 부러 떨궈지지 않게...... 부디
저 아닌 거라 하여, 서슬퍼런 삭풍이듯 고운 마음결 너덜 해지지 않게...... 비나이다.
..........지켜보는 이, 念願(염원)
연풍(戀風)이 불어오누나 온야(馧夜)에 눈 감아 살풋 미소 지으며 기다리겠노라, 전하리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아니하였으니......
기꺼움도 한량... 조바심도 한량.....이로세.
...................소감 적는 이, 連環(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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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압니다.
무쟈게 닭털 나리우고 오종종 팔뚝 마구 문지르고 계시다는 것을... 아힛...
이야기 다 끝나지 아니하야, 제 감상은 범산과 이설 두 사람을 우선 앞에 두었음을 너그러이 양해하여 주시어요.
그저 바라옵기를,
연록흔 재련에 이은 솜씨 미약한 또 하나의 연서(戀書)라 보아주십시오.
(연록흔에 이은 범이설 빙의... 음전한 소저버전)
夢家네 귀애로이 보얀 '센개'라 쓰고,
옛끼~ 매양 잠팅이 퉁실북실 '털강아지'라 읽는다.
우야둥둥 올립니다요........
덧글 하나,
<연록흔/재련> 중에 이설이 원이를 두고 '하늘 아래 아비'라 했었던가...
록흔이 그러했듯, 저두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뭐 그런, 아비 없는 아이여요~ 하는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범이설을 읽다보니 말그대로 현국(햇살 현/나라 국) 나라명칭에 걸맞게 하늘에 있는 해님의 아이이지요...하는 표현도 됐겠구나, 하면서....... 중의의 말이라. 옳거니, 무릎을 탁!
덧글 두울,
생각난 게 하나 더 있어, 마저 적어보렵니다.
<연록흔/재련> 때 마냥 으레껏 제목 속 한자가 다 같은 거라고 여기고 있다가 리뷰쓸때 필요해 단어 찾던 중에 알게 되었다지요.
1권, 2권 제목 한자표시가 다르다는 걸...
아니 이런~! 이었습니다, 정말....
게다가 제목만 따로 놓아보아도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더란 말이지요. 아하~
탱볼님 한자 작명을 보노라면, 새삼 깜짝깜짝 놀란다는 걸 아시려는지 모르시려는지...
다음 나올 3권 4권의 한자 제목이 무얼까 과연...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답니다.
하여, 탱볼님..... '님좀짱인듯!'
전 이만.......... 휘리리릭~~~
역시 멋진 리뷰에요.
1,2권 받아 두고, 비닐 벗겨서 손으로 쓰다듬고만 있어요......ㅜ.ㅜ;;
언넝 3,4권 받아서 훗딱 다아 읽어 보고 싶어요~~~
범이설만큼이나 고풍스러운 리뷰 더 가슴 뛰게 합니다~~~
우와~~ 멋져라.. 리뷰는 이정도 해야하는 건가봐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꿈집지기들님들은 다들 작가신가봐요.. 어쩜.. 나도 들어가고 싶은데.. 능력과재능...쩝...
멋진 리뷰 고마워, 언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