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이 안되서 밤새 뒹굴뒹굴하다가 결국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열흘도 넘게 떠나있었더니, 뭘 봐야할 지 감이 안 오더라구요. 워낙 한국영화 교체 주기가 빠르잖아요. 가기 전에 보고싶었던 영화는 거의 다 내렸고... (제가 간 용산 CGV가 몇 편 안 걸리는 탓도 있겠지만요.) 결국 이나영의 연기가 (실은 강동원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골랐어요.
스토리는 다들 아시는 그대로입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상황이라, 엔딩도 정해져있었고... 결국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느냐가 관건이었겠죠.
저요?
두 눈이 완전히 띵띵 부어서 나왔습니다.
원래 영화 같은거 보면서 잘 울긴하지만... 중반부턴 아주 울리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아요. 다행히 눈화장 안 하고 갔기에, 아예 마음놓고 울면서 봤습니다. 극장 내 여기저기에서도 우는 소리가 계속 들리더군요. 막판에는 통곡하는 사람까지 - 저 아닙니다!! - 나왔습니다.
이나영이 꿋꿋하게 우는 연기 잘 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는 제대로 보여주더군요. 강동원의 연기는 그 전에 본 적이 없어서 늘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말 잘 합니다. 그 큰 눈이 그렇게 슬픈지 몰랐어요.
원래는 혼자 영화보고, 맛난 것도 먹고, 쇼핑도 좀 하고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 혼자 잘 돌아다니거든요. 편하기도 하고 - 눈이 너무 부어서 영화 끝나자마자 밥도 안 먹고 바로 들어왔습니다.
영화가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 공감해요. 사형제도... 없어져야 해요!!
그럼 제 친구 말처럼 눈물 흘지 않은 전 까칠한 사람이 되는건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