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풀기, 플러스에 이은 최은영님의 가을로맨스
오래된 거짓말.
성숙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남자와 여자의 오래된 거짓말에 행복해지는 가을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책제목 : 오래된 거짓말
지은이 : 최은영
페이지 : 296페이지
출판사 : 러비더비
발행일 : 2004년11월1일
정 가 : 2,500 원
[작품소개]
언제나 수요일이면 자신을 안는 남편.
1초조차 틀리지 않는 남편을 아직도 현주는 어려워한다.
다가갈 수 있는 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주에게는 아직 답을 받지 못한 옛사랑이 있고...
해바라기 같은 사랑은 현주만의 것인지...
아직 현주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맛보기]
"진……규 선배 말이야."
머릿속 자료에서 진규를 찾기 위해 파일 넘기는 소리가 타다닥하고 들리는 것만 같더니 눈을 한번 떼구르 굴린 인경이 기억해 냈다는 듯 아하. 하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운동권? 그 사람이 왜?"
"전……화 왔었어."
"뭐? 전화? 어어 그건 반칙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다시 한번 눈을 데룩 굴린 인경의 시선이 뭔가 생각하는 듯 잠깐 멀어졌다 다시 내에게로 돌아오더니 빤히 들여다본다.
"그래서?"
"응?"
"그래서 만나재?"
"아니, 그냥 그게 다야. 너 오는 바람에 더 말도 못했어."
정말 별일 아니라는 것처럼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는데 인경의 예리한 시선은 절대로 속지 않겠다는 듯 예리하다.
"어쩔꺼야? 이혼이라도 하고 그 사람한테로 달려 갈꺼야?"
"조 인경! 시속 250키로. 왜 이렇게 빨라?"
가게에 들어온 이후 물만 홀짝거리는 바람에 바닥에 간당거리게 남아있던 물을 마저 들이키고 물 잔을 탁하고 내려놓으며 인경의 무지막지한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런데 왜 헷갈려 죽겠다는 표정이야?"
거침없는 인경의 말에 마치 직격탄을 맞은 듯 가슴이 뜨금했다.
내가?
내가 헷갈려 했다고?
조금 뜨악한 기분으로 인경을 쳐다보다 내가 얼마나 헷갈려 하고 있었는지 알았다. 정신 없이 흔들리는 자신의 속내를 고스란히 들킨 것만 같아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몸 주는 사람 따로고, 마음 주는 사람 따로냐? 정신차려 기집애야. "
방금 전까지 배가 고파 숨 넘어가겠다는 듯 우걱우걱 급하게 먹더니만 이제는 입맛 떨어진 사람 같은 표정이 되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건호씨 만한 사람 흔한 줄 알아?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한테 상처 주지마. 너. "
본격적으로 현주를 따지겠다는 건지 야무진 시선으로 쳐다본다.
"인경아 있잖아 난, 아직도 그 사람이 어려워."
"배부른 소리 하고있네. 건호씨만 한 사람이 또 있으면 나도 당장 시집가겠다."
"핏! 거.짓.말."
핏 하고 너덜웃음이 나왔다.
진규의 전화를 받은 후부터 굉장히 긴장했었나보다. 이제야 피식하고 김빠지는 소리가 나더니 어깨에 힘이 스르르 풀린다.
"그래. 알어 알어. "
인경이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항복 신호를 한다. 절대로 결혼 같은 것은 안한다고 입버릇처럼 노래하는 인경이 자신의 오버를 인정한다.
"만약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건호씨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말이야. 인물 그 정도면 깔끔하지, 성격 똑바르지, 게다가 무엇보다도 자기 관리 철저한 사람이잖어. 요즘 그런 사람 흔치 않다, 너."
"후우."
그래, 잘 안다.
남편이 어떻게 회사에 공헌했는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래도 같이 있으면 꼭 선생님한테 검사받는 학생이 된 기분이란 말이야. 내가 실수를 하면 어쩌나 그 사람이 퇴근하면 늘 긴장하고 있단 말이야. "
"세상에 선생님하고 같이 자는 사람이 있냐? 뭐 있기도 하겠다 만은…….
"그냥 그이는 여기에 가시가 하나 박힌 것 같어."
심장부근을 지긋이 누르며 말을 했다.
큰 가시가 하나 심장에 박혀있어 가끔씩 남편의 뜻밖의 다정함을 보일 때마다 따꼼 거리며 아파 온다.
"그거 신경 쓰인다는 거네. 뭐. 좋은 현상이다."
인경이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몸을 내밀고 상체를 바짝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밤일도 잘한다, 너."
아니야? 하고 묻는 인경의 시선에 그만 풋하고 웃어 버렸다.
- 본문 내용 중에서 -
===> 본 소개글은 럽펜홈 참조입니다.
( 맛보기 살짝 수정합니다. )
끝부분이 무척이나 궁금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