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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건너편 언덕을 바라보면 여름내 온통 짙푸르게 물든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언제부터 저 곳에 있었는지도 알 수 없는
다만 다른 나무와는 다르게 꼭 한발짝씩 늦된 계절맞이해서 조금은 늦된..
꿈집 처마아래 센개 스타모양 눈에 어느 순간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이름모를 나무 한그루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손발이 꽁꽁 얼 정도로 시려운 겨울이 지나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겨우내 잠든 앙상한 나무들 잎사귀 사이사이 싱그러운 초록물을 들일 적에도
그 나무는 여전히 겨울 속에 있는 듯 바짝 마른 가지만을 드러내곤 했죠.
처음엔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다가 모진 태풍바람에 그만 잘못되었디고 생각한 적도 있었더랬는데...
'느리지만 착한 아이'(무도 하하의 입버릇처럼) 나무버전이기라도 하듯 남들 다 새싹 떼고 꽃망울 주렁주렁 할 때즈음에야
비로소 새 잎사귀들이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냥 다른 나무들과 시기가 다른가보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습니다.
봄볕도 훌쩍 지나 어느덧 여름을 반가이 맞이하듯이 무성한 잎사귀들이 바람곁에 찰랑거리던 어느날,
그 나무 둘레로 초록 담쟁이 덩굴이 온통 감싸돌고 있었다는 걸 보기 전까진 말이죠.
우연인가 싶었던 한번
그 다음의 한번...
그리고 또 한번의 여름을 맞이하면서 전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려버렸답니다.
추위를 타는 더딘 나무를 도와 담쟁이 덩굴이 생기를 북돋아 준 것이든
아니면 담쟁이 덩굴이 절 버팀목으로 삼아 자라나는 걸 보며 늦된 잠에서 깨어나듯 새싹들을 틔우는 것이든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나무 한그루
흔하디 흔한 담쟁이 덩굴 한줄기일지라도
적어도
그 나무와 담쟁이 덩굴 서로가 서로에게는
때마다의 계절을 맞이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들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이름 모를 한 그루의 나무는 저에게 그전관 사뭇 다른 새로운 아이로 다가오기 시작했지요.
문득,
꿈집과 꿈집 식구들의 사이...도 어쩌면.
어쩌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꿈집만의 색감이 담긴 방석 반가이 내어드리며 여러분들의 조용하고 소담한 울타리가 되어온 건지
복작이거나 해저 사랑 2만리를 찍거나
언제고 그곳에 있을 것만 같은 친정 같다 하는 믿음 하나로
잠자는 숲속공주 코스프레 꿈집 처마를 여러분들이 지켜와 주신건지
<다음>에 마련한 작은 작가 팬카페에서 꿈을 만드는 집이라는 이름을 정식 문패 삼아
이 곳에 자리잡고 지나온 시간 언덕들이 어느덧 열 고개가 되어가는 걸 지켜낼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해지는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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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그냥 꿈일 때가 아름다운 것이라 할 수도 있고
꿈은 결국엔 이루어지는 것이다 해지는 기분 좋은 작은 기적을 만들 수도 있을테고
그 흐르는 시간 속으로 우리들의 웃음 담긴 입가, 눈물 맺히는 눈매,
"꿈"이란 한 글자에 지난 10여년의 참 많은 인연과 사연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새삼 '꿈'만 같구나... 감회에 젖기도 하는 스타모양이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케 해준 절대적 존재는 바로 여러분들일 겁니다.
... 때문에,
지금까지 꿈집을 기억하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께 더더욱 감사와 미안함을 전하고 싶을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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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네이버
<스타티스의 꽃말은... 영구불멸, 변치 않는 사랑 이라는 걸 아시려나요~>
♧꿈을 만드는 집♧ 뜰 아래...
그 속에 사람들이 있어
인연을 만들고
웃음과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보듬으며
마음을 나누더라.....
그곳에 가면 사랑이 있더라........
(초심으로 제 블로그를 첨 만들던 그때 그시절 적은 글귀를 대신합니다.)
꿈이 좋아
꿈을 좇아
꿈길들을 이어
꿈집에 이어지길 바라는
더딘 걸음에도 언제나 뒤돌아보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듬직한 한 그루 나무처럼
때가 되면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제 울타리를 감싸안아돌 줄 아는 담쟁이 덩굴 한줄기처럼,
여러분들의 영원한 바라기 이고픈, 저는 꿈집지기입니다.
2014. 08. 01.
- 꿈집지기 스타티스 올림
10년 축하드려요.묵묵히 지키고 계셨기에 다들 울타리로 모인것이 아닐가요!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