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에 보라도 학예회를 했습니다.
학교에 강당이 (그나마 쪼끄마한 강당) 사라져서
학예회는 각 반 교실에서 진행되었답니다.

전날 학교가서 풍선 불고, 풍선 달아서 무대 장치하는 것을
도와주었답니다. (말은 도와준다라고 쓰고, 실제는 노인네 티만 내고 왔음)

어린이날 반에서 맞춰준 연두색 티가 무대복인듯
준비물은 그게 다라고 하더군요.

학교에 가보니,
세상에 프로그램이 엄청 다양합니다.

독창을 하는 어린이도 있고...(감동했습니다.)
보라는 음정이 처음과 끝이 똑같기 때문에 엄마의 음치성을 물려받은게 아닌가 하고
염려중이었거든요.


꼭두각시 춤에
태권도 격파 시범도 보이고,
중창도 하고,
영어 노래도 하고
리코더 연주도 하고.
마술도 하고
기타등등

아무튼 엄청나게 많이 준비를 했더군요.

그런데 우리 보라는 달랑 두개더군요.
단체로 하는 합창과 합주를 제외하고, 달랑 두개.
그것도 피곤하다고 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몇번이나 무대에 나오는것을 보니, 솔직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조절을 해주셨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무대마다 나오는 어린이가 있고,
달랑 두개 ㅜ.ㅜ

새천년 체조인가는 다 외우지도 못해서, 옆에 아이것을 슬금슬금 훔쳐보는데
가뜩이나 찢어진 눈이 더 찢어져버렸습니다.

비는 또 왜 그렇게 오는지
네모돌이와 함께 큰 우산쓰고 학교까지 찾아갔는데....


나중에 보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이쁜 딸이 공연하는 것을 보러 엄마가 갔는데,
다른 집 이쁜 딸만 자꾸 나오니 섭섭했어. 라구요.


모 님의 늠름한 아들처럼 문화상품권 20만원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