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영님의 "혜잔의 향낭"

지은이 : 한수영
페이지 : 520페이지
정가 : 12,000원
출판사 : 도서출판 큰나무
발행일 : 2004년12월23일



[작가 소개]

한 수 영
사는 곳 : 온고을 청룡소靑龍沼 옆 & 꿈집(http://dreamhouse.byus.net)내 죽화우방.

추구하는 것 : 건강, 정직, 신뢰, 정의.

어이없는 것 : 홍길동이라 우기는 전우치, 힘들게 쑤어 놓은 죽 주인 허락 없이 퍼 주는 이들.

되고 싶은 것 : 진화하는 이야기꾼.

출 간 작 : <은장도>, <연록흔>, <단팥빵>. e-book은 <설빙화>, <셋째 딸 콤플렉스>, <21C 바리공주>.

예정작 : 한국형 판타지 백단전설, 수영한담 시리즈. 장편 설빙화와 세상 빛 못 보고 있는 기타 등등의 이야기들.

2005년도 계획 : 최은영, 박민지 작가와 함께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임.

[작품 소개]

혜잔이 만든 향낭

一. 임을 위해 밝힌 봉화, 미녀 한주(韓珠).
二. 해상련(海上蓮), 심청(沈淸).
三. 아버지 대신 든 검, 전사 부랑(夫娘).
四. 아름다운 장발의 관나부인(貫那夫人).
五. 백일 붉어 고운 꽃, 자미(紫薇).
六. 비련의 여인, 낙랑공주(樂浪公主).
七.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백발의 마고(麻古).
八. 태양을 품다, 예부인(禮夫人).

그리고 향낭을 찾아 북쪽에서 온 은빛 눈의 이방인, 라칸 카셀라스 킨더.


[본문 맛보기]



[좋아하는 것은?]

[개.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죠..]

거만한 얼굴로 웃으며 잡지 너머에서 그가 그렇게 대답했다.

개라…….

혜잔은 잡지를 방 한쪽으로 던져 놓고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젠장, 개는 좋겠군.

CD 플레이어에서는 그가 부르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젠장, 젠장!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런 짝사랑이냐?

혜잔이 고개를 돌려보니 방문에 붙은 그가 웃고 있었다. 실물도 아닌 그냥 사진일 뿐인데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설렜다.

당신 그거 알아? 웃을 때 한쪽 입꼬리가 살짝 치켜올라가는 거, 마치 무언가를 비웃는 것처럼. 그리고 또 알아? 그런 당신을 내가 되게 많이 좋아한다는 거. 그런데 더 웃기는 건……, 난 개가 싫어. 하찮은 개 따위에 질투가 날 정도라고. 당신 때문에.

혜잔은 구질구질하게 비가 내리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빌어먹게도 계속 내리고 있었다. 비는 원풀이라도 하는지 밤을 새운 것도 모자라 하루 종일 내렸다.

비 냄새는 개 냄새와도 비슷했다. 코끝을 찡그리고 습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축축한 놈의 털 냄새가 맡아졌다. 어릴 때 겁 없이 개를 예뻐하다가 혼이 난 적이 있는 터라 그녀는 개를 끔찍하게도 싫어했다. 아직도 개한테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종아리에 남아 있었다.

환상통하고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가끔 악몽 속에서 개한테 물리면 꼭 그 자리가 아팠다. 그런 사람이 개 냄새라고 해서 좋을 리가 없었다.

아, 개만도 못한 신세라니…….

혜잔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책상 아래 널브러진 잡지를 노려보다가 결국은 다시 주워 들고 말았다.

[그냥 힘들 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갭니다. 어떤 종이든지.]

취재기자 나탈리 모로. 이 여자 정말 기분 좋았겠군. 눈이 얼마나 즐거웠을까?

혜잔은 입맛을 다시며 매끄러운 종이 한 장을 넘겼다.

[그렇다면 모든 팬들이 개보다 한 걸음 뒤라는 얘깁니까?]

기자의 질문에 검은머리에 은회색 눈을 한 사내는 차갑게 웃으며 덧붙였다. 자신이 미쳐 가는 게 분명했다. 종이 안에 든 남자가 웃는 걸 느낀다는 것이. 한 컷 정지된 사진일 뿐인데 말이다. 쯧, 혜잔은 혀를 찼다.

[그런 비교는 삼가 주셨으면 좋겠는데.]

혜잔은 그런 남자를 사랑했다. 이미 팬이 스타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그저 한번이라도 좋다. 옆에서 바라보고 만져 볼 수만 있다면……. 아서라. 아직도 꿈을 꾸다니. 마음만은 젊어서 좋다, 홍혜잔.

풀썩, 잡지는 다시 한 번 방구석으로 날아갔다.

“언니, 밥 먹어!”

문이 벌컥 열렸다. 은잔이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 있었다. 밥이라는 소릴 하는 거 보니 아버지가 돌아오신 게 분명했다.

“대장님 오셨어?”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혜잔은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 앉았다.

“응! 벌써 점호 들어가셨다. 빨리 와.”

“알았어!”

아버지 홍주찬 씨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가부장, 엄하고 무뚝뚝하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뻣뻣하신 분이었다. 아빠라고 어리광 부리면서 매달려 본 기억은 차치하고 정당한 경우에도 말대꾸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게 바로 혜잔의 아버지였다.
무섭고 빡빡하신 양반, 엄마는 늘 그렇게 투덜거렸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곳, 혜잔네 집은 동토의 왕국이었다.

“언니!”

“왜?”

“혹시 모르니까 저 사진 떼라.”

“응? 불심검문이야?”

“그런 것 같지?”

“참나, 알았어.”

아버지는 자식들이 가수 나부랭이 사진으로 방을 도배하는 걸 질색하셨다. 소위 딴따라라고 하는 것들에게 목숨 거는 건, 더욱 경멸하셨다. 그런데 지금 그런 당신의 딸, 홍혜잔이가 스물여섯도 훌쩍 넘긴 나이에 가수 사진 하나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는 걸 아시면 가만 계실 리가 없었다.

“흠흠, 혜잔아.”

아버지는 호랑이가 분명하다. 혜잔과 은잔은 자라처럼 목이 쑥 들어가서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헛기침 소리는 방으로 들어가겠다는 신호가 틀림없었다.

“뭐야, 벌써 오신 거야?”

“얼른 떼, 빨리!”

허겁지겁, 혜잔은 대형 브로마이드의 한 귀퉁이를 잡았다. 지금은 셀로판테이프 자국 같은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따가 대충 손보면 될 테니까. 그녀는 코팅이 된 종이를 제대로 야무지게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는지 이상한 소리가 났다.

“부우욱!”

종이결이 하얗게 갈라지며 브로마이드는 두 쪽이 되어 버렸다.

“우악!”

“언니!”

순간적으로 눈앞이 부옇게 흐려졌다.

내 사랑을 찢어 죽이다니!

혜잔은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망연해져 그만 얼어 버리고 말았다.

“밥 먹으라니깐 왜 이리 늦어? 혜잔이는 또 책 읽고 있었냐?”

“…….”

멍, 아버지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은잔이가 급하게 종이 구기는 소리만 들릴 뿐…….

찢어져 죽은 것도 부족해서 이제 우글쭈글 말려 죽는구나.

눈물이 찔끔찔끔 나와서 혜잔은 입술을 깨물었다.

“무슨 책을 봐서 이렇게 눈이 빨개졌냐? 이 책벌레 녀석.”

“<고문진보>요.”

은잔이가 대신 말했다. 슬쩍 곁눈으로 보니 언니는 대답할 정신 같은 건 없어 보였다. 말을 했다간 횡설수설하다 꼬투리 잡힐 게 분명했다. 혜잔은 완전 패닉상태였다.

“그래, 고전은 좋은 거지. 어여, 밥 먹자.”

아버지는 호랑이 눈으로 딸내미들이 사는 방을 잽싸게 훑었다. 수상한 물건은 없는지, 정리정돈은 제대로 하고 사는지 확인한 다음 헛기침 몇 번으로 불심검문을 마쳤다.

“은잔아.”

“예, 아버지.”

“옷 좀 제대로 걸어라. 들쭉날쭉 흥부네 집 같다.”

“예, 그럴게요.”

아버지가 나가자마자 혜잔은 우그러진 종이를 잽싸게 폈다. 수습이 불가능하게 망가진 것을 보자니 하늘이 노랬다.

“언니야, 내가 다른 거 꼭 구해다 줄게.”

“라칸…….”

“친구네 집이 레코드 가게를 해. 걱정 말라니깐.”

“아이고!”

“언니! 가자고!”

“라칸이…….”

은잔은 맛이 간 언니를 잠시 바라보다 그냥 확 일으켜 세웠다.

“언니, 아버지 또 들어오시면 어쩌려고? 어서 가!”

혜잔은 동생에게 질질 끌려서 방을 나왔다. 라칸의 브로마이드 생각에 발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앨범 발매 전부터 저거 한 장 얻자고 음반 가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그래서 간신히 하나 건진 것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싫어엇!”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직은 어린아이의 것.

“제길!”

라칸 카셀라스 킨더는 들고 있던 악보를 바닥에 내던지고 일어섰다. 계속되는 비명은 헤드폰을 통해서도 들렸다.

도대체 저 앤 무슨 불만이 저렇게도 많은 거지? 목청이 좋기도 하군. 나중에 가수를 시켜도 되겠어.

햇볕 잘 드는 연습실, 피아노 앞에 앉아 작곡에 몰두하던 라칸은 인상을 쓰며 헤드폰을 벗었다. 막 떠오른 악상이 사라져서 화가 나는 건지, 아니면 저 버릇없는 조카 때문에 화가 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통, 통, 통!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3초, 2초, 1초, 드디어 열린다.

기이익!

연습실의 육중한 방음문이 열렸다.

이제 나도 귀신이 다 됐군 그래.

이제 겨우 여섯 살인 울보 떼쟁이, 에밀리. 커다란 푸른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조그만 어린 숙녀와 그보다 두 배 가까이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삼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녀석 눈이 왜 이렇게 슬픈 거야?

라칸은 조카를 보면 죽은 사촌 형 내외가 떠올라서 울적해졌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죽은 두 사람이 남기고 간 유일한 혈육이 에밀리였다.

그래. 어른인 나도 쉽지 않은데 너는 오죽하겠냐.

겨울답지 않게 비가 억수로 퍼붓던 한 달 전, 킨더 가의 일원 세 명이 런던 시티공항에서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손을 써 볼 틈도 없었다. 가해자는 빗길 음주운전에 무면허였다.

사촌 형 제프리, 그의 부인 니콜, 라칸의 유일한 동생 라탄. 그들 모두 라칸이 사랑하는 가족들이었다. 그러나 슬픔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 상실감이 부모 잃은 아이와 같을 리는 없었다. 그래서 조카를 망치는 일인지 뻔히 알면서도 라칸은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삼촌, 삼촌!”

라칸은 작곡할 때 방해받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그러나 방해자가 부모 잃은 조카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울화를 참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사실 아이만큼 그에게 생경한 존재도 없었다.

“그래, 에밀리. 오늘은 또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는지 이 삼촌한테 말해 줘야지.”

에밀리는 말 대신에 인형 하나를 불쑥 내밀었다.

이게 뭐지?

동양인형이었다. 옷이 찢기고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가 몰골이 처량했다. 목이 푹 꺾인 채 에밀리의 손에서 대롱거리고 있었다. 비어져 나온 솜과 철사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일본인형도 아니고 중국인형도 아닌데…….

쌍꺼풀 없이 째진 눈과 조그만 입술, 둥그런 얼굴,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틀어 올려진 머리……. 동양인형이라는 것말고는 딱히 아는 게 없었다.

“옷이 멋지구나.”

인형이 입고 있는 옷은 상당히 특이했다. 이런 색깔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딱히 정의 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척 인상적인 의상이었다. 그러나 너덜너덜 찢긴 것이 손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찰싹!”

라칸이 무심결에 치마 속을 들춰 보는데, 에밀리가 그 손을 야무지게 때렸다.

“그러지 마, 삼촌. 나쁜 짓이야.”

라칸이 다시 치마를 내리고 조카를 바라보니 눈 안에 담긴 물이 마르고 없었다.

“그런데?”

라칸이 짙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에밀리가 얼굴을 찌푸렸다.

“젠더가 그랬어, 삼촌.”

젠더는 형수 니콜이 예뻐했던 고양이로 오만하고 성질이 포악해서 값비싼 킨더 가의 가구에 발톱 자국 남기는 것이 취미인 녀석이었다.

“후…….”

라칸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대충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 것 같았다.

이 인형은 젠더가 이 꼴로 만들었고 또 에밀리 네 녀석은 이 인형이 제일 좋단 말이지. 이 꼬마 공주님을 또 어떻게 달래야 하지?

금발 머리 천사는 삼촌을 보고 푸르게 웃었다. 천진한 눈동자에 반짝이는 웃음은 절대적인 신뢰였다. 꼬마는 삼촌이 이 세상에서 못하는 일 같은 건 없다고 믿는 듯했다.

“큰일났군요. 도련님.”

샨징의 목소리와 찻잔이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차 드세요, 도련님.”

“고마워요, 샨징.”

라칸을 바라보는 중국인 노부인의 눈에는 애정이 잔뜩 서려 있었다. 그 시선을 마주 받는 눈길도 따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뭐가……?”

조로록, 검붉은 홍차가 하얀 찻잔에 얌전히 담겼다. 샨징은 쿠키가 놓인 접시를 라칸의 앞으로 밀어 놓았다.

“돌아가신 니콜 마님께서 사 주신 인형이에요. 저게 없으면 주무시지도 못하는데…….”

그게 뭐 대순가? 하나 사 주면 그만이지.

라칸이 입 밖에 내지도 않은 말을 다 이해한 듯 유모 샨징이 고개를 크게 저었다.

“백화점이나 완구점에서 그냥 그렇게 구하신 인형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어디라더라, 여행 갔다 오시면서 사 오신 건데…….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인형이라고요.”

이런! 안 그래도 바쁜데…….

라칸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삼촌이 우리 차니 고쳐 줄 거지?”

절대적인 신뢰는 강력한 무기였다. 라칸은 싫다는 말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이름인가? 차니?”

라칸이 이리저리 뒤집어 보니 인형의 발바닥에 작게 새겨진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샨징에게 인형을 내밀었다.

“이것 말인가, 샨징?”

샨징이 고개를 끄덕였다. 불타는 학구열과 늘 곁에 있는 중국인 유모 덕에 라칸도 중국어는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가 있었다. 한자 또한 어느 정도는 읽는 게 가능했다.

차니라고?

작은 인형의 발에 섬세하게 새겨진 문자는 혜잔(惠盞)이었다. 괄호 안의 한자는 낯익어도 그것의 밖에 있는 글자는 처음 보는 문자였다.

후에이찬…….

라칸은 그 이름을 속으로 조용히 읽어보았다. 그는 몇 번 더 천천히 발음해 보다가 조카를 향해 돌아섰다.

“오늘은 삼촌이 할 일이 많으니까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에밀리, 알았지?”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꼬마는 아래턱을 씰룩거렸다. 금방이라도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릴 기세였다.

“엄마가 준 인형인데……. 젠더가 이렇게 망가뜨렸어!”

울먹거리는 아이를 보자니 산적해 있는 일만 해결해야 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인형 하난데, 죽은 엄마가 준 거라는데…….

라칸은 마음을 돌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알았다. 우리 공주님. 삼촌이 수배해서 구해 주마. 최대한 빨리, 알았지?”

에밀리가 고개를 저었다. 털레털레 흔드는 턱에서 킨더 가의 고집이 그대로 묻어났다.

“아니, 우리 차니 고쳐 줘.”

“비슷한 걸로 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무심결에 한 말인데 에밀리가 고함을 질렀다.

“싫어!”

간신히 눌러 놓은 울음이 다시 터질 것 같았다. 라칸은 이를 악물고 약속의 말을 했다.

“알았다. 에밀리. 삼촌이 알아서 할 테니까 이제 그만 울자.”

“응!”

아이는 대답을 하며 손가락을 빨았다.

정에 주려서 저렇게 손가락을 빠는 거겠지.

라칸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조카를 꼭 안아 주었다. 조그만 아이가 커다란 품에 쏙 잠겨 들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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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은 인터넷 서점 '단발까까'를 참조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