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장도, 단팥빵, 연록흔, 혜잔의 향낭
국내 로맨스계의 최절정 한수영님의 연록흔이 전자책으로 다시금 태어났습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가륜과 록흔을 기억하며 책장을 넘겨야 했던 국내 로맨스계의 또 다른 역사 연록흔!

1월... 연록흔의 역사는 또 다시 재현됩니다.


책제목 : 연록흔 (전3권)
지은이 : 한수영
출판사 : 러비더비
발행일 : 2006년 1월16일
정 가 : 각 3,000원


[작품소개]

- 절대적 판타지 무협로망! 그 대망의 장을 엽니다. -

명세제 가륜이 다스리는 나라, 황룡국. 황제의 보물을 훔친 죄로 참수 당할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목숨과 평생의 자유를 맞바꾼 남장소녀 연록흔은 황룡국의 천자, 가륜의 호위가 되어 황룡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기이한 사건을 맞닥뜨린다.
그러나 휘몰아치는 음모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주종관계는 어느 새 서로에게 남자와 여자가 되는데...


[맛보기]

"한 잠도 못 잔 모양이구나. 록흔, 또 다른 껍질을 둘러썼구나."

"……."

"록흔."

"네. 폐하"

"난 인내심이 별로 없다."

그렇게 말하고 가륜은 손을 내밀었다. 록흔은 그 손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 손은, 록흔……."

힘없이 처진 록흔의 손을 가륜이 잡았다. 어젯밤의 열기가 다시 고스란히 피어올랐다.

"잡기 힘들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를 위한 손이다."

나를 위한 손? 천자, 당신은 나 하나를 위한 사람이 아닙니다. 만인의 아버지요, 하늘의 아드님이신 분. 당신은 사랑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록흔은 그의 말을 마음속으로 부정했다.

"폐하,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언제, 아셨습니까?"

록흔의 단정한 입가가 떨리는 것을 가륜은 놓치지 않았다. 그의 눈이 웃었다. 입매도 부드럽게 풀렸다.

"진작에 알아보지 못한 나를 비웃을지도 모르겠구나. 늘 곁에 있는 널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너를 안고 말을 달리면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답이 되었나, 록흔? 그동안 넌 눈속임으로 네 얼굴을 감추고 있었더군, 바로 지금처럼……."

무방비로 잠이 든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기가 허해진 탓에, 잠든 탓에 자신도 모르게 운기변검술을 거둔 모양이었다. 록흔은 입술을 깨물었다.

"록흔, 나는 너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

록흔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폐하. 저는 처음 폐하께서 정하신 대로 아비의 목숨 갚음으로 일생을 폐하께 바치기로 맹세한 몸입니다. 혈룡의 예언대로 이 몸이 폐하와 황룡국의 안녕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장황하게 길어지는 록흔의 말을 가륜은 입술로 막았다.

"내 앞에서 그런 거창한 사명을 늘어놓을 필요 없다. 네 일생은 이미 내 것이다. 아끼는 부하권속으로서가 아니라 내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는 것으로도 너는 나를 위해 할 일을 다 하는 것이지. 록흔, 말해봐라."

록흔의 입술위에서 가륜이 물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록흔의 아랫입술을 빨아들였다.

"넌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차가운 바위가 등에 닿았다. 천자의 넓은 어깨가 가린 하늘을 록흔은 볼 수가 없었다.

"연은 내게 사랑한다고 말했었지, 그렇다면 여기 있는 연록흔은 어떤가?"

그의 입술이 턱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연약하고 예민한 살을 쓸었다. 록흔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 천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저 눈물 많은 어여쁜 꽃으로 천자의 품에 숨어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이 강호를 사랑한다. 나는 진화하고 싶다.

예리한 가륜의 눈동자가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굳게 다물렸던 록흔의 입술이 열렸다.

"폐하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폐하, 전 연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 폐하의 호분중랑장 연록흔입니다."

가륜이 웃었다. 정직한 록흔의 대답에 흡족해진 그는 기분 좋게 웃었다.

"넌 아니라고 하지만 내 보기에 그 둘이 같은 사람이니 그것으로 되었다."

록흔의 강직하고 충성스런 성정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 작은 여자를 몰아붙여서 얻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가륜의 커다란 손이 록흔의 마른 뺨을 어루만졌다. 내가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예견되었던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의 손아래서 그녀의 뺨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럼 연중랑장, 길을 떠나볼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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